대구·춘천 미분양..운전자금 부담 '가중' PF 우발채무 현실화..준공일 집중 '부담'
이 기사는 2008년 10월 16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건설은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해오는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도급 건축과 토목 공사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이익창출력도 우수한 편이다.
사업구조도 건축(56%)과 토목(37%)이 적절히 분산돼 국내 건설사 가운데 보기 드물게 신용등급 'A0'에 어울리는 '우량 건설사'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런 KCC건설도 주택 건설 경기 한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미분양 아파트가 늘면서 공사미수금이 급증, 운전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현금흐름을 압박하고 있다. 진행하고 있는 아파트 건설현장의 준공일자가 몰려 있어 자금유출입의 변동성을 키우는 것 역시 문제다.
◇공사 미수금 급증
KCC건설의 운전자금은 지난 2005년 953억원에서 올해 6월말 현재 1857억 원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 말보다도 449억원이 증가했다. 운전자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매출채권은 지난해 말 1691억에서 6월말 현재 210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철근 등 원자재 구매로 재고자산도 213억원에서 358억원으로 증가해 운전자본 부담이 더 커졌다. 2006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운전자본투자 역시 지난해 804억원을 나타내더니 올 상반기에는 90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같은 현상은 주택건설경기가 침체를 보이면서 미분양아파트가 급증하자 공사미수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KCC건설은 지난 3월 분양한 부산 해운대구(분양률 86%)와 1월에 분양한 경기 수원(64.22%)과 오산 갈곶동(68.63%) 안성 공도사업장(83.74%) 등은 최근 주택경기를 고려할 때 어느 정도 성공한 케이스다.
하지만 2006년 11월 분양한 대구 달서구 상인동(분양률 50.51%)과 2007년 9월에 시작한 춘천시 동면사업장(59.11%)은 50%대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들 사업장은 지역 특성상 장기 미분양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는 곧 분양 대금 회수 지연에 따른 매출채권 증가,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울산 무거 웰츠타워(324억 원), 창원 컨벤션센터(304억 원) 등 공사 진행 현장에서도 자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
◇현금성 자산 감소
운전자본이 커지면서 현금흐름도 나빠지고 있다. KCC건설의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310억원 가량의 잉여를 보였으나, 올 상반기 240억원으로 70억원이 줄었다.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은 -664억 원으로 지난해 말 -190억원보다 부족분이 더 커졌다. .
공사미수금 증가와 인천 영종도사업의 토지 구입을 위해 170억원 가량 투입된 탓이다. KCC건설은 영종도 토지를 위해 올 12월과 내년 4월에도 각각 170억원씩을 더 지급해야 한다.
KCC건설은 올해 들어 차입금이 소폭 늘어났지만 현금성 자산은 줄었다. 현금성 자산은 지난 2006년말 1482억원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말에는 1097억원으로 줄더니 6월말 현재 422억 원까지 급감했다.
반면 지난 2005년 '제로'에 가깝던 차입금은 192억원으로 늘었다.
KCC건설의 자기자본 대비 차입금 비율은 6.6%에 불과하며, 부채비율도 71% 수준이다. 그룹의 지원여력도 충분하고 당좌대출, 일반대출 CP매입 등의 미사용 잔액 역시 1300억원 규모에 달해 재무적 융통성이 나쁘지 않다.
◇PF 우발채무 현실화..준공일 집중 '부담'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재무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8월13일 KCC건설은 삼진씨앤아이와의 472억원 규모의 경북 성주 KCC루시엔 아파트 신축공사 계약을 해지한 후 사업권을 인수했다. 시행사에 현금 15억원을 지급하고 은행 대출을 갚는 조건이다.
공사 잔액은 130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우발채무가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KCC건설의 PF 대출잔액은 5731억원(6월 말 기준)이며 지급보증금액은 3923억원이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춘천, 대구, 부산 등 지방에 위치해 미분양 위험이 높다는 것이 부담이다.
KCC건설의 재무 안정성을 위협할 요소는 건설현장의 준공일자가 비슷한 시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293가구)과 춘천시 동면사업장(384가구)의 준공 및 입주시점은 2009년 8월과 10월이다. 현재 분양률이 50%선으로 낮은 상황이라 동시에 완공후 미분양으로 분류될 경우 수백억원의 공사미수금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 분양한 경기도 수원(218가구)과 오산 갈곶동(408가구), 안성 공도사업장(1101가구) 등도 입주시점이 2010년 4월과 5월에 몰려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미분양율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1000억원, 2010년에는 1560억원 가량의 자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며 "미분양이 해소되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입주 시기를 비슷한 시기에 집중시켰다는 것은 재무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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