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1월 09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환율 급등의 이유를 국제수지에서 보면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모두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들어오는 달러는 없고 나가는 달러는 급증하니 환율이 오를 수 밖에 없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사정이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환수급에서 가장 중요한 경사수지는 유가 하락과 해외여행 감소에 힘입어 흑자가 예상된다.
리먼사태 같은 대형 사고가 터지지 않는다면 자본수지 적자도 지난해보다 줄 전망이다. 해외투자펀드 열풍은 지난해 반토막 손실로 입은 충격으로 오히려 투자 회수가 예상된다. 중장기 차입 여건은 조기에 풀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외투자펀드, 올해는 외화공급 창고 역할 할 것"
올해 외화자금 사정의 열쇠는 자본수지가 쥐고 있다는데 대부분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외화유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위기는 재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팀장은 "글로벌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징 지속으로 자본수지 순유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주식, 채권 시장에서 순매수로 완전히 돌아서기는 힘들겠지만 급격한 순매도세는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정문석 한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 "글로벌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글로벌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등 대내외 상황과 맞물려서 하반기에는 흑자전환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환율 상승에 한 축을 담당했던 해외투자펀드는 오히려 국내로 자금회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11월 해외주식형펀드의 순자금유출 규모는 0.13조원을 기록했다. 10월에는 순유출 규모가 0.86조로 11월 기준으로 연간 최대 금액이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해외펀드에 대한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해외펀드 환매가 더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심리적으로 작년 대규모 손실에 놀란 투자자들이 추가 손실을 우려해 증시가 일정 수준을 회복하면 손절매 할 것이란 의견이다
중장기 차입, 낙관도 우려도 시기상조
지난해 국내 기업의 해외채권 발행 규모는 81억2416만달러에 그쳤다. 2007년 143억6900만달러에 비해 43% 감소했다. 특히 리먼사태가 부각된 9월 이후 수출입은행이 브라질 헤알화 채권을 발행했을 뿐 G3통화의 해외채 발행은 한 건도 없었다.
올해 역시 당분간은 정부의 보증을 받은 채권 정도만 해외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지금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국가보증을 받지 않고서는 해외채권을 발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1~2월 중에 각각 10억 달러 규모의 중장기 외화조달에 나설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정부 보증 아래, 수은은 정부 보증 없이 차입에 나선다.
정부 보증채를 제외한 조달 여건은 하반기 이후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외 경기에 달려 있다. 현재로서는 기대를 해야 할지 우려를 해야 할지 판단하기도 어렵다
해외채 발행 주관사 관계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제로금리가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머니마켓 유동성 경색을 풀어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차입 비용 기준이 되는 LIBOR(런던 은행 간 금리)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것도 은행들간의 외화유동성 경색 상황이 풀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역시 방심은 금물이다. 전세계 신용경색이 장기화될 것이란 견해도 많다. 특히 각국 성장률 전망치가 갈수록 하향조정되고 있어 실물경제 침체가 금융권의 부실을 키우고 또 다른 금융위기로 이어지는 악순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국제금융연구소(IIF)는 미국 경기회복이 내년 하반기나 돼야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과거 은행위기에 따른 금융불안이 평균 3.4~4.4년 지속됐다며 최근의 사태도 2년이상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당분간은 진정한 신용시장 회복은 201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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