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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서브프라임, 끝나지 않은 위기

이승우 기자공개 2009-01-09 10:22:49

[편집자주]

2008년 국내 금융시장을 위기로 이끈 촉매는 다름아닌 '환율'이다. 9월 이후 찾아온 환율폭등은 원화강세에 익숙해져 있던 모든 경제주체를 혼란으로 몰아갔다. KIKO 등 환헤지상품을 잘못 쓴 기업들은 파산직전까지 몰렸다. 은행마저 외화유동성에 허덕였다. 외환위기는 미국 달러우산과 정부와 한국은행의 대대적인 외화유동성 공급으로 일단 봉합됐지만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2009년 환율을 둘러싼 이슈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09년 01월 09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8년 환율 폭등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시작됐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예고된 9월 위기설을 실제 상황으로 만들었다. 신용경색이 전세계로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한국에 대한 외환공급이 끊겼다.

국내 은행들은 줄줄이 외화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 신용파산스왑(CDS) 프리미엄은 천장부지로 치솟았다. 그러자 1000원 근방이던 환율은 외환위기를 연상시키며 순식간에 수직상승, 한때 1500원을 넘었다. 이같은 환율 대란이 올해 재연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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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동산 어디까지 와 있나

금융위기의 진원지 미국 주택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월가에 천문학적인 구제금융 자금이 뿌려지기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기존주택 매매는 예상치를 훨씬 하회하는 8.6% 감소를 기록했다. 주택착공은 전달보다 18.9%가 줄며 사상 최저를 보였다.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은 사상 최대폭 하락했다.

모기지 연체율도 사상 최악의 수준이기는 마찬가지다. 모기지 연체율은 2분기 6.4%에서 3분기 7%까지 상승했다. 미국 모기지은행업협회(MBA)는 연말까지 220만채가 차압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의 대출 기피와 고용악화는 주택 수요를 더욱 줄여 부동산시장을 장기 침체로 몰고 갈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향후 4년을 끌 것이란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주택가격은 지난 2000년 균형점을 돌파한 이후 최근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과대 평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도 "지난 2006년 7월 고점 대비 30% 이상은 더 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보다 20% 가까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뇌관'이 터지지 말란 법도 없다. 상업용 모기지, 자동차 할부금융, 신용카드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상업용모기지는 지난해말부터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현재 연체율이 1.2%, 연체규모는 약 3조4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급속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상업용 모기지에 기반해 만든 유가증권 가치는 90년대 초반 디폴트비율이 30%를 넘었을 때보다 더 떨어졌다는 얘기도 있다. 만약 서프프라임 같은 사태가 온다면 미국 은행들에겐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미국 다음에 중국발 위기론 '솔솔'

또 하나의 거대 경제국인 중국의 부동산 시장 거품은 최근에야 꺼지기 시작했다. 70개 주요도시 주택가격은 지난해 8월부터 하락하고 있다. 중국당국이 거래세 면제 등 부동산시장 활성화 조치를 실시한 10월 이후 가격 낙폭이 오히려 커졌다.

중국 북경시의 경우 일반 주택가격이 1인당 GDP의 26배에 이른다. 서울이 약 13배로 추정되는 걸 감안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중국 부동산시장이 경착륙 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상당할 전망이다. 전체 고정투자의 약 20%를 부동산 투자가 차지하고 있어 실물경제 침체는 불가피하다. 중국 정책사회연구원은 지난 10년간 부동산관련 산업의 중국 경제성장 공헌도가 30%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특히 고성장을 해오던 중국의 경제가 크게 훼손될 경우 중국발 금융 위기 가능성이 있다. 두자릿수 가까이 성장하던 중국의 성장률이 급락할 경우, 투자 자금의 대거 회수로 미국에 이은 2차 금융 쓰나미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100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핫머니의 유출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의 중국 부동산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9월 이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중국 경제 하강 위험이 커지고 있는 때라 핫머니가 급격히 유출될 경우 자산가격 하락과 투자감소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전민규 한국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위기에 대해 미국은 어느 정도 대가를 치렀지만 잔불이 남아 있고 서유럽은 불길이 커져가고 있으며 중국은 이제 번지려는 단계"라고 묘사했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 년동안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중국이 가세하면서 실물 투자에 대한 금융 레버리지가 엄청나게 커졌다"며 "이렇게 커진 금융 레버리지는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의 진폭을 더 키웠고 침체의 골도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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