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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만기 연장 "사실상 눈가리고 아웅" ④펀드수명만 늘려..수익률 회복 효과 미미

김참 기자공개 2009-03-11 10:13:40

이 기사는 2009년 03월 11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 하락기에 대안상품으로 꼽히던 ELF와 파생상품펀드와 부동산펀드들이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파생상품 등 금융공학펀드의 선두주자인 동부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운용, 그리고 부동산펀드로 두각을 나타냈던 하나UBS운용과 피닉스운용, 골든브릿지운용 등이 해당 펀드의 만기를 잇따라 연장하고 있다.

손실이 확정돼 펀드가 만기되는 것보다는 펀드의 수명 연장을 통해 수익률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같은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만기 연장이 당장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면피성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펀드수명 연장 효과 있을까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시점인 10월 이후에 만기를 연장을 한 파생상품펀드는 모두 17개. 이중 동부자산운용의 동부델타시리즈가 16개, 미래에셋맵스의 RCF가 1개다.

자산운용사들이 펀드의 만기연장을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미 30~40%대의 손실을 내고 있어 만기를 1년가량 연장해 수익률이 상승할 경우 고객들에게 투자원금과 수익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생상품펀드의 경우 구조적인 특성 때문에 만기를 연장하더라도 다시 원금을 회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동부델타시리즈는 전체 금융공학펀드의 설정액에서 60%를 차지할 정도로 지난해 최대 히트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이 펀드의 총 설정액은 1조5000억원.

동부델타시리즈는 기초자산 가격이 40% 이상 하락하기 이전까지는 선물 거래를 통해 하락을 방어하게 된다. 문제는 기초자산 가격이 40% 이상 하락하면 파생상품 거래를 중단, 주식이 하락하면 사고 상승하면 주식을 파는 매매기법로 구조가 바뀐다.

지난 1월 만기를 연장한 미래에셋맵스 챌린저RCF 파생상품도 이와 비슷하다. 이 상품은 기본적으로 시장이 상승할 경우 주식이나 주식관련 파생상품의 편입 비중을 늘린다. 반대로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 편입 비중을 줄이는 전략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그러나 코스피200지수가 펀드 설정일보다 한 번이라도 30% 이상 하락하면 100% 인덱스펀드로 전환해 벤치마크 지수를 추종한다. 특히 아직까지 만기를 연장한 펀드는 한개 뿐이지만, 같은 유형의 미래에셋RCF펀드 10개 모두가 인덱스형태로 구조를 전환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LS의 구조를 펀드 내에서 사용하는 만큼 만기를 연장하더라도 원금을 회복하거나 수익을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환매 통해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고 말했다.

부동산펀드..만기연장 효과 없어

부동산펀드들도 만기 연장이 이어지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이 3개, 골든브릿지운용 2개, 피닉스자산운용 1개 상품이 만기를 연장했다.

양재동프로젝트에 3900억원을 투자한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은 만기를 1년 6개월 연장했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은 투자한 호텔의 분양사업이 더뎌지면서 기간을 연장했으며, 피닉스자산운용의 1400억원 규모의 PAM부동산3도 투자 대상인 월드건설이 워크아웃대상인 C등급 명단에 포함되면서 상환이 불가능한 상태다.

부동산펀드의 경우에는 부동산 실물가격이 회복하지 않는다면 펀드의 수명을 연장시켜도 소용이 없다. 만기시점까지 자산가치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돈이 묶여 있는 것은 물론 손실폭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부동산펀드의 경우 대부분 3년 만기로 이뤄져 있어 자산이 청산되는 시점에 문제가 발생하면 상환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유동성과 등락폭이 적어 펀드를 1~2년 연장을 한다고 뾰족한 수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LF는 만기연장도 불가능

대표적인 파생상품펀드의 하나인 ELF는 만기연장 조차 불가능하다. 주가 상승으로 원금을 일부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는 얘기다.

일부 사모펀드의 경우에는 만기를 연장하는 사례가 있지만, ELF는 만기 연장을 하더라도 우선 자산 청산이 한번 이뤄지고 다시 자산을 편입해 연장 효과가 없다는 것이 운용업계의 시각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ELF는 총 207개, 금액으로는 1조8693억원이다. 운용사 별로는 하이자산운용이 45개로 가장 많고, 하나UBS 34개, 동부자산운용 22개 순이다. 특히 올해 3월까지 예정돼로 만기가 돌아온 ELF 24개중 플러스 수익을 기록한 상품은 하나도 없었다. 물론 지난해 11월 이후에 설정한 ELF의 경우 지수가 저점 이후에 상승하면서 조기상환을 기록한 사례가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난해 10월28일 코스피지수가 최저점인 938포인트까지 급락하면서 수익률이 뚝 떨어지면서 손실구간을 벗어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파생상품팀장은 “올해 청산된 ELF의 대다수가 50% 이상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장을 하는 방법이 있지만 사모형을 제외하면 연장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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