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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니티, 오비맥주 공동인수 나선 이유 잇단 딜 실패후 '패자부활전' 참여..펀드 여유자금 23억弗 '부담'

김민열 기자공개 2009-06-10 08:17:10

이 기사는 2009년 06월 10일 08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는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의 오비맥주 인수에 공동인수 형태로 참여할까.

옛 UBS캐피탈 아시아퍼시틱 팀에서 분사한 어피니티는 홍콩을 기반으로 하는 사모투자펀드(PEF)다. 외환위기 이후 골드만삭스 프라이빗, CVC 캐피탈 파트너스와 함께 한국 시장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해왔다.

1999년 만도위니아(2억2000만달러), 2000년 ㈜만도(4억4600만달러), 2001년 해태제과(1억596만달러)와 대우통신 정보통신 사업부문을 분리한 머큐리(3억3300만달러)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딜 모두 당시 은행계 사모펀드인 CVC(씨티계열), CCMP(JP모건 계열) 등과 함께 투자했다. 2000년대 초기만해도 개별 회사의 펀드레이징 규모가 10억달러 안팎에 불과해 자연스럽게 공동투자가 이뤄졌다.

2000년대 중반부터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어피니티는 유통, 서비스 등 내수 산업 위주로 단독 투자를 감행했다.

대표적인 딜은 2005년 2월 하이마트(8000억원)와 같은해 10월 페이스샵(800억원) 인수다. 어피니티는 하이마트 매각으로 1조원에 달하는 차익을 올렸으며 ㈜만도로도 투자 원금 대비 두배의 수익을 챙겼다.

이들 기업 인수 과정에서 모두 네덜란드 법인(만도홀딩스B.V, 코리아CE홀딩스B.V.)을 설립해 인수주체로 내세웠다. 해외 PEF들의 세금감면을 위한 당연한 수순이지만 번번히 국세청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하이마트 매각 1년전인 2006년에는 영업이익의 90%에 달하는 782억원을 한번에 배당으로 챙기는 등 ‘배당 빼먹기’의 귀재로 평가 받기도 했다. 지난해 매각하려다 무산된 페이스샵 역시 배당을 챙기면서 매각타이밍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트랙레코드에 힘입어 어피니티 3호펀드는 3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펀딩 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과거에 투자했던 기업 매각에는 성공했지만 신규 투자처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 스카이라이프(한국디지털위성방송) 경영권 인수(전환상환우선주(RCPS), 전환사채(CB) 확보) 이외에 NSK(현 전주제지)와 ‘처음처럼’과 ‘오비맥주’ 등에서 잇달아 신통치 않은 가격을 제시하며 3위에 머물렀다.

최근 몇 년 동안 참여하는 딜마다 실패하면서 다급해진 어피니티는 오비맥주를 인수한 KKR에게 50대50의 공동인수를 제안, 합의에 이르렀다.

오비맥주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메가 딜을 당분간 국내 시장에서 찾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 3억달러 규모의 전환우선상환주, 우선매수청구권 등 KKR이 인베브와 맺은 다소 무리한 계약체결 내용을 알면서도 아직 남아있는 23억달러 규모의 잉여재원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실제 어피니티는 딜 초창기부터 롯데를 비롯해 각 후보군들에게 컨소시엄 구성을 제의했으며 KKR이 오비맥주 인수에 성공하자 마자 KKR측 자문사인 골드만삭스를 찾아갔다는 후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펀드라고 내세우는 어피니티가 최근 국내 시장에서 보여준 성적은 그 동안의 평판을 퇴색시켰다”며 “KKR과 경영권을 함께 행사한다는 것 이외에 어피니티가 오비맥주 인수로 과거 같은 수익을 거두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국내 LP들 사이에서는 “한때 잘나갔던 일류선수가 장기적인 컨디션 저조로 2군으로 강등된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글로벌 브랜드가 있는 KKR과 한국 시장에 밝은 어피니티의 결합이 오비맥주의 공동경영을 성공적인 결과로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특히 오비맥주 이외에 추가적으로 나올 지방 소주 딜에 함께 참여할 경우 국내 주류 시장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오비맥주 공동인수 기회를 얻게 된 어피니티가 마켓 크레딧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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