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의 극명한 차이 [대한항공 vs. 아시아나항공]①대한항공 공모채 발행 1조원 '돌파'...아시아나항공은 '全無'
이 기사는 2009년 08월 03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걷히고 있지만 '유동성 확보'는 여전히 기업들의 공통된 화두다. 특히 경기변동에 민감한 항공사들은 앞으로 또 있을지 모를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국적항공사들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공모채 발행을 통해서만 올 들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반면 공모채 발행이 여의치 않은 아시아나항공은 사모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BW)·자산유동화증권(ABS)·기업어음(CP) 등으로 눈을 돌린 실정이다.
◇ 대한항공, 공모채로만 1조 이상 조달...외표채 발행도 성공
제1의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은 오는 8월6일 3000억원어치의 원화채와 7500만달러어치의 변동금리부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한다. 회사 측은 일부 회사채 상환자금과 항공기 리스료·정비수리비 등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외표채 발행은 회사 측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올해 외표채 발행은 SK텔레콤·롯데그룹 계열사·일부 캐피탈사를 제외하고는 전무한 상황이다. 그리고 운송업체의 외표채 발행은 대한한공이 올 들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리스료·유류비 등 운영자금을 외화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외화자금 조달이 중요하다"며 "금리가 6개월 리보금리에 6.80%포인트가 가산돼 다소 높지만 지금 경기 상황에서 항공사가 달러 조달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인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12일에는 5000억원, 4월9일에는 2000억원어치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당시 발행목적 역시 회사채 상환과 유류비·항공기 리스료 등 운영을 위한 자금조달이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올 들어서만 1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하게 됐다.
연초에 발행된 채권들의 만기는 1년 또는 1년6개월로 다소 짧은 편이었지만 4월 이후 발행된 채권들의 만기는 모두 3년 이상으로 정해져 만기구조 면에서 안정적이라는 평이다.
◇ 아시아나항공, 공모채 발행 전무...사모·ELB·ABS·CP 이용
반면 제2의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자금조달은 쉽지 않다. 회사채 시장에서 투자 수요를 채우지 못해 공모채 발행은 전무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23일에는 만기 2년·금리 7.56% 조건으로 1000억원어치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그리고 3월4일에는 채권담보부증권(CBO) 편입조건으로 만기 3년·금리 10.46%의 조건으로 5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 3월30일에는 1000억원어치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기관 투자를 기대하지 못한 회사 측은 모집주선을 통한 개인들의 투자를 유도했다. 조달자금은 유류비와 외주 수리비, 공항이용료 등에 사용됐다.
3월 이후에는 사모사채·주식연계증권(ELB) 발행도 멈췄다. 그룹 리스크 부각으로 선뜻 사모사채를 발행해 줄 금융기관 찾기가 쉽지 않게 됐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ELB 시장이 뜨거웠지만 하반기에는 더이상 대규모 발행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미래 매출을 담보로 자산을 유동화하는 ABS 발행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자금조달처로 떠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0일 색동이제팔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SPC)를 통해 2000억원어치의 ABS를 발행했다. 기초자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판매대금채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ABS 발행액 1000억원으로 우선 7월26일에 만기도래한 1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상환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그리고 나머지 1000억원은 운영자금을 위한 현금확보용이다.
단기자금 조달처인 CP 시장도 활용하고 있다. 3일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CP 발행잔액은 총 1788억원이며 만기는 대부분 6개월 이하다. 반면 대한항공은 CP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CP 등 단기자금을 활용하거나 미래 매출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ABS를 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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