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도위험이 태국보다 높은 이유 대외채무 상대적으로 많아 ... 최근 해외채 발행 증가도 CDS 상승압력
이 기사는 2009년 08월 27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 후 치솟았던 한국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올들어 크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신용등급이나 경제적 위상으로 보면 한 수 아래인 나라들이지만 신용시장에서 느끼는 부도위험은 오히려 한국이 더 높은 것이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더 높은 이유론 상대적으로 대외채무 규모가 크고 최근 해외채 발행이 많았던 점이 꼽힌다. 국내 은행들이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여전히 받고 있다.
지난 26일 뉴욕시장에서 최종 고시된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CDS 프리미엄은 133bp를 기록했다. 리먼사태 이후 699bp(2008년10월27일)까지 치솟았던 CDS가 리먼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
하지만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 보다는 40bp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CDS는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닥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한국CDS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한국과 태국의 CDS 스프레드는 39bp 수준. 말레이시아와는 41bp의 차이를 보였다.
리먼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9월11일까지만 해도 한국 CDS는 태국보다는 8bp 더 낮았고 말레이시아와는 같은 수준이었다. 더 이전인 지난해 8월 29일의 경우 한국 CDS프리미엄은 태국보다는 23bp, 말레이시아보다는 12bp 가량 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글로벌 신용경색이 확산되자 은행을 필두로 한국물의 CDS 프리미엄이 유독 빠르게 상승했다. 국내 은행의 대외채무가 워낙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우려도 컸기 때문이다.
최근 CDS 프리미엄의 하락속도가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더딘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한 금통위원이 "태국, 말레이시아 등 여타 아시아 신흥시장국에 비해 높은 이유와 프리미엄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뭐냐"고 물은 것.
이에 대해 관련 부서에서는 "경제규모에 비해 총 외채 규모가 큰 데 상당부분 기인하고 있으며, 프리미엄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제금융시장의 정상화와 더불어 적절한 외채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한국의 대외채무 규모는 2009년 6월 기준으로 3801억 달러다. 태국은 대외채무는 611억 달러, 말레이시아는 1595억 달러(이상 3월말 기준)로 한국에 비해 상당히 적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5위를 기록한 반면 태국은 34위. GDP 기준 한국의 경제 규모가 태국보다 4배 가량 크다는 점을 감안해도 대외채무는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대외채무가 금융위기전 2~3년동안 집중적으로 커진데다 대부분 은행의 단기 외화차입에 따른 증가였다는 점 때문에 국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컸다는 분석이다.
최근 해외채 발행물이 많았다는 점도 한국 CDS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덜 하락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7월 한달간 수출입은행, 가스공사 등 한국물 공모채권은 46억 달러가 발행, 올 들어 월간 발행액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시장심리가 호전되면서 발행 가산금리는 하락했으나 한국물 증가로 인해 CDS는 다소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8월에도 금융시장 개선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한국물 가산금리 및 CDS 프리미엄의 추가 하락 여지는 크다"며 "당분간 한국물 발행이 없을 것이라는 시장 기대와 경기 회복 기대감 등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아직 태국·말레이시아와의 CDS 갭dhsep)이 축소되지 않았고 가산금리는 CDS 프리미엄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일부 IB들은 여전히 한국의 은행들이 주변 지역보다 글로벌 신용경색에 취약하다고 보는 시각 등이 잔존하고 있으므로 국내외 금융시장 여건 악화시 CDS 시장 불안 재개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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