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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국민·우리·신한銀, 건설·조선 대출집중 심각 요주의여신 급증…추가 부실 우려도 매우 높아

김현동 기자공개 2009-09-29 12:53:12

이 기사는 2009년 09월 29일 12: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시중은행은 건설·부동산관련 업종과 조선업종을 '위험업종'으로 분류하고 신규 대출을 중단하다시피 했다. 일부 대기업은 예외지만 중소 건설사나 중소 조선사는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대형 은행들은 이미 건설 및 조선업에 대한 대출이 턱밑까지 차 오른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부실자산이나 부실우려 자산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조선업과 연관성이 깊은 해운업과 내수경기 침체의 타격을 받고 있는 도·소매업종 대출의 부실화 우려도 크다.

국내 은행은 부실 위험이 적은 가계대출로 일제히 방향을 틀었다. 올들어 주택담보대출이 거품 우려를 자아낼 만큼 폭증한 이유 중 하나다. 다만, 국민은행은 특이하게도 가계대출 보다는 개인사업자(SOHO)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어, 향후 여신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 국민 ·우리·신한은행 등 빅3, 건설·조선 대출 집중 심각

7개 시중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분석한 결과, 국내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전에 건설·조선업종에 자금을 몰아줬다. 특히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빅3 은행의 경우 건설과 조선에 대한 대출 집중이 심각하고 부실화 우려도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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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4조원이던 예금은행의 건설·부동산 대출금은 2007년 113조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증가세가 연 40%에 육박할 정도였다. 조선업종이 속한 기타 운송장비업종 대출금 역시 2004년 2조원대에서 2008년 7조1846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올해 6월말 현재로는 9조원을 넘어섰다.

건설업과 부동산업에 대한 대출은 올해 2분기에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소폭에 그쳤다. 기존 여신 매각 또는 유동화, 부동산PF 등 신규 대출 취급 감소, 저 신용등급 건설사에 대한 익스포져 축소 등에도 불구하고 정부 등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대형 건설사의 차입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그룹 기준)의 건설·부동산 관련 여신비중은 2007년말 43%, 올해 6월말 기준 41%에 이른다 .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신한은행도 건설·부동산 여신 비중이 30%를 상회하고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부실화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국민은행도 건설·부동산 관련 여신비중이 30%에 육박했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역시 건설·부동산 관련 여신비중이 20% 수준에 달했다. 다만,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건설·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큰 변동이 없었다.

◇ 부실 여신도 문제지만…부실화 우려 높은 요주의여신 급증

조선업종 대출은 일부 은행의 자제에도 불구하고 올들어서도 여전히 늘고 있다. 중소 조선사에 대한 대출을 끊은 대신 대형 조선사에 대한 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또 신규 수주가 사실상 끊기긴 했지만 지난해 미확정으로 남아 있던 일부 지급보증 계약이 확정계약으로 바뀐 영향도 있다.

조선업에 대한 대출 쏠림 현상은 우리은행이 가장 심한 수준이다. 2007년말 3조810억원(3.4%)이던 우리은행의 조선업종 대출은 올 6월말 현재 8조7880억원(7.7%)로 185% 급증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며 올 들어서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06년말 우리금융그룹의 `30대 거액 익스포져` 가운데 조선업종은 현대중공업(4700억원)이 유일했다. 2007년 말 현대중공업 관련 익스포져가 439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성동조선해양(3160억원)과 STX조선(3110억원)이 새롭게 편입됐다. 이어 작년 상반기에 SPP조선(3570억원)과 현대삼호중공업(3920억원)이 추가됐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인 작년 말에는 SLS조선(7520억원)도 거액 익스포져 대상에 포함됐다.

올 6월말 현재 `30대 거액 익스포져` 여신 가운데 8곳이 조선업종으로, 익스포져 합계가 6조원에 이르고 비중은 26.7%에 달한다. 6조원 모두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거의 없는 정상여신으로 분류되고 있다.

조선업종에 대한 여신 쏠림은 우리은행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국민은행의 조선업 여신은 2007년말 2조5080억원에서 2008년 말 5조3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신한은행도 2조7700억원에서 5조4600억원으로 97% 증가했다. 외환은행의 경우에도 2007년말 1조4060억원에서 작년 말 2조7620억원으로 96% 늘었다.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도 조선업 여신을 같은 기간 각각 72%, 61% 늘렸다.

외은 지점을 제외한 국내 은행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중 중소기업대출의 비중은 올해 6월말 현재 67%에 달한다. 지난해 2분기 69%에서 거의 줄지 않았다. 조선업이 속한 기타운송장비업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21%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포인트나 줄었다. 중소형사에서 대형사로 조선업 대출이 옮겨 갔음을 알 수 있다.

중소기업 대출의 자산건전성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일반은행 중소기업여신 중 고정이하로 분류된 부실여신 비율은 6월말 현재 2.70%로 1년간 2.7배 커졌다. 그러나 부실여신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요주의여신은 1년전 1.30%에서 올해 6월말 3.40%로 더욱 큰 폭으로 늘었다.

그중에서도 건설·부동산업의 경우 요주의여신 비율이 무려 8.9%에 달해 타 업종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조선업이 속한 기타운송장비업도 5.40%로 업종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특히 조선업의 경우 문제가 있는데도 요주의여신으로 분류하는데 인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금융및보험업, 전자통신업, 1차금속업, 자동차및트레일러업도 부실 우려가 높거나 부실우려자산이 올들어 빠르게 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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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제일은행 가계대출 확대 '선봉'..국민銀 소호대출 늘려

국민은행은 조선업 여신은 올 6월말 현재 5조762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7590억원 늘어났다. 중소 조선사에 대한 대출을 축소한 대신 대형 조선사 대출을 늘린 대표적인 은행이다. 하지만 작년 말 대비 달러/원 환율이 27원 정도 오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감소했다고 할 수 있다. 건설업 여신도 11조250억원에서 10조7990억원으로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건설 관련 여신은 작년말 대비 8% 감소했다. 조선업 여신은 8조788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8730억원 증가했지만 환율 효과를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여신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리스크관리본부 관계자는 "올해 들어 건설·조선업종 신규 여신은 막았다"면서 "조선업 관련 여신이 증가한 것은 작년 미확정으로 처리됐던 RG가 선수금이 입금되면서 늘어난 것 뿐으로, 작년말 환율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2000억원 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은행들도 올해 들어 건설·부동산 관련 여신이 대부분 줄었다. 조선 관련 여신의 경우, 대형사에 대한 RG 지원금액이 일부 늘어난 정도다.

다만 하나은행의 경우 부동산PF를 제외한 대형 프로젝트 위주로 신디케이션 대출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부동산업의 경우 6개월간 1100억원 정도 증가했으나 대부분 인천 청라, 송도지구 등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에 신디케이션 딜 위주로 증가한 것으로 부동산 PF나 임대업 관련 여신 증가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해 들어 조선업 여신이 약 900억원 증가했지만, 대부분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 5대 대형사에 대한 RG 지원금액이 소폭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건설·조선업종에 대한 여신을 줄이면서,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적극 공략했다. 다만, 국민은행은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오히려 더 늘렸고, 한국씨티은행은 총여신 자체가 감소했다.

가계대출 증가의 선봉장은 SC제일은행이 맡았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SC제일은행은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8년 기업여신을 크게 줄이면서 가계여신을 늘리기 시작했다.

SC제일은행은 올해 들어 기업여신은 10% 줄인 대신 가계여신은 6%나 늘렸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기업여신을 각각 3%, 4% 줄이면서 가계여신은 각각 1.5%, 1.8%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기업여신은 감소한 반면, 가계여신은 각각 2.1%, 2.8% 증가했다.

국민은행도 가계 여신을 늘리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소폭인 0.7%에 그쳤다. 반면 다른 은행과 확연히 다른 점은 기업여신을 줄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신규 기업여신은 대부분 도소매업종에 집중됐다. 도소매업은 개인사업자가 많은 산업군으로 분류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이나 건설 여신이 막히면서 영업점들이 전통적으로 해오던 소호대출을 늘린 것"이라고 말해, 전통적인 고객층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씨티은행은 국내 은행중 유일하게 디레버리징을 진행중이다. 올들어 기업여신은 물론이고 가계여신까지 줄였다. 2006년부터 시작된 자산증가세가 멈추는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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