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證, 핵심인력 연쇄 이탈..속사정은? 美 한미은행 투자 불화설..박대혁 부회장 '평판 리스크'도 작용한 듯
이 기사는 2009년 11월 10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핵심인력이 속속 이탈한 리딩투자증권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IWL파트너스에서 리딩투자증권과 W저축은행 인수 작업을 주도했던 서현철 전무는 2주전 떠났다. 투자은행(IB) 업무의 수장인 김윤모 부사장도 사표를 제출했다.
김 부사장은 한 신설 증권사로 이동할 예정이고, 서 전무는 사모투자전문회사(PEF) 운용사를 설립했다. 리딩투자증권 오너인 박대혁 부회장이 서 전무와 김 부사장을 중용했고 그동안 내부적으로 이들의 기여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연쇄 이탈은 충격적이다.
차(車)와 포(包)가 떨어진 셈이다. 남모를 속사정이 있는지, 배경은 무엇인지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핵심인물들이 동시에 퇴직한 배경은 내부의 갈등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다. 그 촉매가 된 것이 바로 박대혁 부회장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한미은행(미국 교포은행) 투자건이라는 것이다.
사실 한미은행 투자는 리딩투자증권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투자적격 여부에 대한 이견이 많다. 한미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및 상업용부동산유동화증권(CMBS) 관련 부실위험이 심각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형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도 2006년 인수한 지맥(GMAC)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자회사의 손실로 재무적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이런 한미은행에 약 2억달러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미 1100만달러가 지출됐다. 앞으로 경영권을 인수해 오려면 미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우리금융 등의 투자자 협력이 필수다.
하지만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시점에서 투자회수(Exit)가 가능한 지를 놓고 내부적으로 갈등이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PEF 한 관계자는 "한미은행 투자건은 해외 네트워크 확장이라는 메리트가 있지만 투자 회수나 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투자처 중 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핵심 관계자는 "박 부회장과 서 전무의 투자 철학이 달랐다"며 "금융업에 집착하는 박 부회장과 서 전무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리딩투자증권 핵심 포스트의 이탈과 관련해 박대혁 부회장의 평판 리스크도 거론된다.
박 부회장은 리딩투자증권을 직접 설립해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는 지난 94년부터 98년까지 옛 LG투자증권 런던법인에서 현지법인장을 맡아 해외영업을 총괄하면서 파생상품 투자를 통한 엄청난 수익률로 명성을 높였다. 이때 벌어들인 자금을 기반으로 그는 지난 2000년 리딩투자증권을 설립하면서 투자전문가로서 각광을 받았다.
2007년 9월에는 IWL파트너스를 설립했다. IWL파트너스는 지난해 2월 아주그룹을 투자자로 끌어들여 영풍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또 실권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리딩투자증권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박 부회장은 IWL파트너스(리딩밸류PEF)의 리딩투자증권 실권주 인수 때 교묘한 수를 짜내 본인의 지분율을 늘렸다는 의혹을 샀다. 또 리딩투자증권 대표로 재직할 때는 부정거래 등에 이름을 올리며 한때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영남제분과 리딩투자증권 간의 지분거래 커넥션이나 한솔저축은행 유상증자에서 제기된 업무상 배임혐의 등이 대표사례다. 이 같은 의혹들은 항소심 등을 거치며 무혐의로 판결이 났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잔상이 남아있다.
이 때문에 리딩투자증권 임직원들은 박 전 대표의 평판 위험을 우려한다. 최근 미국 한미은행 인수도 국내에서 평판 위험이 한계에 다다르자 해외로 진출하려는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핵심 인력의 이탈은 벌써부터 우려를 낳고 있다. 먼저 박 부회장이 밀어부치고 있는 한미은행 투자의 차질 가능성이다. 투자만 하고 경영권 인수를 하지 못하게 될 경우 투자금 회수도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
리딩투자증권에 연쇄적인 임직원 이탈이 있을지도 신경쓰는 대목이다. 서 전무의 경우 일부 직원을 함께 데리고 나갔고 김 부사장도 하나대투증권 인맥의 동반 이동이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재를 끌어안지 못하는 건 결국 박부회장의 개인적인 성향의 문제 아니겠느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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