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베즈·AC개발 프라이싱이 관건 아부다비투자청·문정민 회장 등 배후에...러시아기업은 여전히 '안갯속'
이 기사는 2009년 11월 09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매각이 오는 18일 입찰을 앞두고 우선협상자 선정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본입찰 직전까지도 딜 성사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후보군 중 하나가 예상치 못한 공격적인 베팅으로 딜을 거머쥘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초 이 인수전에 입찰 가능 후보로 선정된 컨소시엄 대표사 4개는 △자베즈(Javez) 파트너스와 △에이커시티개발그룹(AC개발) △S&C인터내셔널 △러시아 기업 등이다. 이들은 약 한 달간 후보군 실사를 벌였고 한 차례 입찰을 연기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자베즈는 올 초 설립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로 프로젝트 콜 방식으로 자금을 모아 대우건설을 인수할 계획이다. 갓 출범한 신생 운용사가 3조원 이상의 기업 바이아웃 투자를 감행하는 게 어불성설처럼 들리지만 초점은 자베즈가 동원할 재무적 투자자(FI)에 맞춰져 있다.
자베즈는 세계적인 국부펀드인 아랍에미레트(UAE)의 아부다비투자청(AIDA) 자금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중동계 자금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AIDA 자금을 활용한 자베즈의 투자 제안이 산업은행 등을 통해 새나온 결과다.
그래서 거래 성공의 관건은 실적을 올리려는 자베즈가 아니라 AIDA의 투자 진의에 달렸다. AIDA는 당초 자국에서 발주할 대규모 플랜트 공사를 대우건설에 맡길 경우 3조~4조원의 인수금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의지를 내보였다.
하지만 AIDA는 막상 입찰을 앞두고 인수전 참여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사모펀드가 외국 건설사를 인수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전례가 드물다. 특히 한국의 경우 론스타나 칼라일 등으로 인해 '먹튀'에 관한 반감이 커 인수후 통합이나 재매각 리스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같은 중동계 투자사인 S&C인터내셔널에서도 나타난다. S&C 역시 자베즈와 비슷한 투자안으로 자사의 한국계 인력을 통해 대우건설 인수 의향을 내비쳤다. 그러나 실사 과정에서 정보공개가 원활하지 않고 대우건설 대주주인 대한통운의 비리문제가 불거지자 슬그머니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양태가 중동계 뿐만 아니라 남은 2개 후보군에서도 엿보인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인 AC개발은 재미교포 사업가인 문정민 회장의 개인 기업으로 알려졌다. 문 회장은 아메리칸뱅크노트(ABnote) 외에 건설 관련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해 입찰에 참여한다는 마스터 플랜을 세웠다.
이들은 실제 거래 초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설계한 미국 건설업체 HRH 컨스트럭션을 컨소시엄에 포함시키는 등 위용을 자랑했다.
이 컨소시엄은 참여자인 HRH가 미국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자 피셔 브라더스(Fisherbrothers)라는 미 부동산 투자사를 대타로 내세웠다. 일각에서는 문 회장이 거액의 인수 대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했지만 추가적인 실사 연장을 요청하면서 별도의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남은 러시아 후보도 실제 인수의사는 낮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측 후보는 지방에 있는 국내 전략적 투자자(SI)와 함께 뛰어들어왔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핵심 LP의 정체가 가려져 있는 상황이다.
베일에 가려졌던 후보군의 면면은 드러나고 있지만 최근 급락하는 주가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8월 초 1만5000원 대까지 올랐던 대우건설 주가는 최근 1만2000원 대로 20%이상 급락했다. 금융위기 재발의 우려로 시장이 침체된 탓도 있지만 매각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어서다.
산업은행과 노무라 등 매각 주관사는 입찰일을 당초보다 일주일 가량 연장했지만 그 성격을 예비적인 것에 한정할 방침이다. 후보군의 인수 여력을 높이기 위해 우선 실사 이후 형성된 예상가를 받아본 후 경쟁 분위기를 조성해 가격을 끌어올릴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의 예상 매각가격(주당 2만원 대)과 시장가가 40% 가량의 괴리율을 보이고 있어 당초 계획대로 거래가 성사될 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자베즈(아부다비 펀드)나 문정민 회장 컨소시엄이 얼마나 공격적인 가격을 써내느냐 여부에 따라 딜 성사 여부도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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