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12월 07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 업계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공정가치에 대한 세부기준안 마련과 연결재무제표의 연결대상 범위를 두고 아직까지 확정된 결과를 내지 못한 것. 올해 중순까지 최종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계획보다 반년 이상 지연됐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올 초부터 업계의 재무전문가들로 구성된 기획위원회를 조직해 주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해왔다. 2011년부터 의무적으로 IFRS를 도입해야 하는 벤처캐피탈사·기술금융사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했기 때문.
IFRS 적용대상인 벤처캐피탈사와 신기술금융사는 각각 30개사, 8개사이다. KTB캐피탈·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핵심 회사들이 적용대상에 포함되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IFRS 가이드라인은 1차 초안 작업을 마친 상황이다.
그러나 1차 가안은 벤처캐피탈사가 보유한 비상장주식의 공정가치 평가방법에 대한 큰 틀만 제시했을 뿐 세부적인 내용은 기재하지 않았다. △최근 투자가격이 비상장주식의 공정가치로 적용되는 기간 △최근 투자가격·상대가격·본질가치와 같은 다양한 평가방법 중 어떤 것을 적용할 지에 대한 합의 없이 벤처캐피탈사마다 각자 선택한다는 방침을 선보인 것.
이 가이드라인이 제시하는 평가방식을 회계법인이 수용할 지도 미지수다. 기획위원조차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섣불리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 기획위원은 "가안은 회계법인의 검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평가가 나올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연결재무제표의 연결대상 범위도 각 벤처캐피탈사마다 자의적 판단을 내리도록 잠정결론 내렸다. △모기업과 벤처캐피탈사 △벤처캐피탈사와 펀드·피투자기업을 연결할 지 여부가 불투명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 벤처캐피탈사가 전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으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을 수 있고 피투자기업과 이에 자금을 집행한 펀드를 벤처캐피탈사 평가에서 뺄 수도 있다. 반대로 평가대상이란 판단을 내린 벤처캐피탈사는 연결재무제표를 작성, 내용을 기입하게 된다. 일관된 잣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올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하나의 답을 도출해 내긴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빠르면 이달 말까지 회계법인을 비롯한 전문가 집단을 초청해 공청회를 개최함으로써 1차 가안에 대한 평가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벤처캐피탈협회 차원에서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세부안 수정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새로운 잣대를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기는 어렵다. 그러나 2011년 IFRS 도입을 앞두고 당장 내년부터 기준을 적용해 봐야 하는 벤처캐피탈업계로선 정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기준의 도입부에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좀더 정확하고 세심한 기준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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