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모신 국내 증권사 M&A팀, 2년차 성적은?① 삼성ㆍ우투ㆍ대우ㆍSK 등...연이은 탈락에 신통찮은 실적
이 기사는 2010년 01월 04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인수합병(M&A) 어드바이저리 시장서 해외에 뒤졌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 몇년간 외국계 IB나 부띠끄 등에서 외부인력을 충원해 조직강화을 꾀해왔다. 이런 움직임은 조단위가 넘은 대형M&A가 봇물 터졌던 2008년초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하지만 2년여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가에 '용병'을 모셔간 국내 증권사들의 M&A실적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시장이 메말라 버린 탓도 있지만 이동한 인력의 퀄리티나 기존 조직의 한계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거 M&A시장서 두각을 보였던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대표적인 경우다.
삼성증권은 지난 2008년 9월1일자로 옛 모간스탠리 서울지점서 M&A자문을 맡았던 박성우 전무를 해당업무를 총괄하는 기업금융2사업부장(전무)로 영입했다. 이후 박 전무는 작년 1월부터 IB사업본부장을 총괄 겸직하게 됐다. 과거 삼성증권 M&A팀을 이끌고 가던 문석록 전 상무는 그해 10월 대한전선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이후 삼성증권의 실적은 기대 이하에 그쳤다.
JP모간과 더불어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자문을 신청한 후 탈락한 것은 그나마 양호한 축에 속한다.
지난 2009년 리그테이블 기준으로 ASC인수, 대한ST 인수에서 포스코라는 '거물'의 자문의 맡았지만 정작 대우인터내셔널의 인수자문에는 뽑히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측이 삼성증권을 고용하면서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불만이 상당했다"고 토로했다.
합병거래에서도 KT-KTF 자문을 맡았으나 이는 금융 자문사의 역할이 많지 않은 합병거래인데다 무려 5개 증권사와 공동으로 맡은 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삼성전자 계열사의 분할합병 등 자문에 그쳤다.
비단 M&A 분야뿐만 아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진로IPO를 비롯한 각종 IPO건에서 여타 증권사들보다 후한 인수조건을 제시하다 뒷감당을 못한 경우가 잦았다. 만도 IPO에서는 우리투자증권과 경합끝에 밀려난 것에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삼성증권은 2005년 쟁쟁한 외국계 IB를 물리치고 씨티와 공동으로 대우건설 매각자문을 맡고 국내 경영자매수(MBO)딜의 표본으로 불리는 필라 인수건도 성공시킨 전력이 있다. 이런 과거 이력을 따져보면 삼성증권 M&A팀 경쟁력이 오히려 과거보다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은 2009년 초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에서 관련업무를 담당했던 박종욱 상무를 어드바이저리 그룹장 초빙하고 이후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아직 우리투자증권 M&A부서의 대대적인 변화를 언급하기는 이른 상황. 그런 탓인지 작년 한해 우리투자증권의 M&A자문은 대부분 관계사 거래에 치중됐다.
일단 인수거래에서 실적은 자사가 사들인 베트남 증권사 CBV인수, 우리은행이 채권단으로 있는 현대종합상사 및 하이닉스, 대우일렉 등 매각자문 등에 그친다.그나마 금호렌터카 매각에서 리즈널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의 인수자문을 맡았지만 주요 후보군으로 활동하지는 못했다. 대신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와 관련해서는 굿모닝신한증권 등과 함께 포스코의 공동자문으로 참여했다.
합병거래에서는 KT-KTF자문에 이어 코오롱 계열사의 합병 2건을 수행한 정도다.
업계는 "우리투자증권이 대형 M&A거래 자문에서 은행쪽과 연계한 '매각'자문이나 인수금융 지원이 예상되는 '인수'자문을 벗어난 사례는 드물다"며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게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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