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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화' 잰걸음, 공격적 여수신 영업 ④부산상호저축은행

문병선 기자공개 2010-01-26 14:37:05

[편집자주]

서민금융기관의 대표격인 저축은행이 갈림길에 놓여 있다. '수익이냐, 안정이냐' 두마리 토끼 사이에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도매 영업이나 투자은행(IB) 업무를 버리고 소매 영업으로만 체질을 바꾸려는 곳이 있는 반면 IB에만 사활을 건 곳도 눈에 띄게 늘었다. 하지만 뾰족한 경영비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과거처럼 덩치 경쟁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만은 대세로 굳어졌다. 금융위기를 거치며 변화를 맞고 있는 저축은행의 경영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0년 01월 26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PF 부실로 경쟁 저축은행이 주춤거렸던 지난 2년사이 대형 저축은행의 틈바구니에서 공격 경영에 나섰던 한 곳이 바로 부산상호저축은행이다.

2008년 대전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전주)을 인수해 계열 저축은행을 5개(부산, 부산2, 중앙부산, 대전, 전주)로 늘렸다.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획득한 영업 외 지역 점포 설립 권한(각각 5곳, 3곳)을 활용해 최근 서울센터지점, 잠실, 부천, 분당, 영동지점 등 수도권 8곳에 점포를 신설했고 지방은행 수준으로 덩치가 커졌다.

회사측은 "대형화의 방법을 모색해 상호저축은행의 준은행화까지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다.

◇공격적 M&A..점포 확장

공격적 M&A와 점포 확장은 공격적 여·수신 영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경쟁 은행이 높아야 5%대 후반의 상품(36개월 정기적금 기준)을 판매하는 데 비해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최고 6.7%대 특판상품을 내놓았다. 1년만기 정기적금도 이자율이 6%대다.

고금리 수신 자금을 운용할만한 여신 포트폴리오는 많지 않다. 부산저축은행 뿐 아니라 부산2저축은행 역시 총대출금에서 부동산 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다만 총대출금에서 PF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등 여신 포트폴리오 분산이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PF가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편견이 있을 수 있으나 우량 사업장에 대한 PF는 수익성이 좋다"며 "다만 PF로 여신이 쏠리는 현상은 감독 당국도 우려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자본활용도를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나 건전성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공격적 영업에도 불구 경쟁은행 대비 양호한 편이다. 각각 2.98%, 9.93%다. 지난해초 후순위채 약 600억원 어치를 발행한게 도움이 됐다.

문제는 영업이 공격적으로 이뤄지면 위험가중자산도 함께 증가한다는 점이다. 자기자본 확충 속도가 2008년 회계년도까지 위험가중자산 증가 속도를 상회했으나 지난해부터 이를 하회했다.

◇양호한 수익성 유지가 관건

부산저축은행은 부산 지역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위험자산 증가와 공격적 영업에도 불구 지난해 7~9월 분기 91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2008년 및 2007년 회계년도에도 각각 279억원, 768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이자부문 손익은 일정한 비율로 유지됐고 특히 PF 대출 이자수익이 증가한 덕이다. 아파트 개발 대신 공장용지 개발이나 골프장 개발 등 특화된 사업에 집중했다. 해외 부동산 개발 수익도 일조했다.

문제는 PF 수익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만큼 고수익을 거둘 사업장이 많지 않아 포트폴리오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말 부산저축은행 회사채 정기평가 보고서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속되면 PF 대출 중심의 여신 운용으로 인한 부실 위험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수지비율(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대전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을 인수한 2008년 기준 95.4%로 전년(77.3%)보다 악화됐다. 공격적 확장 경영이 저축은행 업계에 또 다른 신화를 낳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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