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SHOW? 비씨 권한 적고 인하율 업계1/10 이하...금융위, 이미 중소상인 수수료 인하 추진
이 기사는 2010년 02월 22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씨카드 인수를 추진하는 KT가 향후 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대폭 낮추겠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그러나 KT의 이같은 제안이 "현실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정책당국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비씨카드 지분을 50% 이상 취득한 후 재래시장 등 중소상인들의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KT측은 공중전화망 등 KT가 보유한 회선네트워크를 활용해 결제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비씨카드 영업구조와 업계 관행상 이런 제안의 현실성이 낮은데다 실제 수수료 인하폭도 극히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현재 신용카드 결제처리 대행업체인 비씨카드는 가맹점 수수료를 받기 위해 카드 발급사인 '은행'은 물론, 음식점ㆍ백화점 등 '카드가맹점'과 별도로 계약을 맺고 있다. 즉 먼저 회원사인 은행들과 "가맹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얼마를 넘겨주겠다"고 계약한다. 이후 이 계약서에 기초해 약간의 마진을 얹어 음식점이나 백화점 등과 따로 수수료 계약을 맺고 있다.
결국 'OO커피숍'이 5000원짜리 커피를 팔아 가맹점 수수료 100원(수수료율 2% 적용)을 비씨카드에 낸다면 이 중 5원 안팎의 중간마진을 비씨카드가 떼가고 나머지 95원은 카드발급사인 은행으로 넘긴다는 의미다.
이런 영업구조 탓에 비씨카드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권한은 비씨카드가 아닌, 실제로 카드발급사인 은행들이 쥐고 있다. 대행업체인 비씨카드로서는 '고객'인 은행들에게 '수수료를 낮춰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할 수도 없는 셈이다.
은행이 아닌, 비씨카드 자체적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려면 비씨카드가 받는 5원 가량의 중간수수료를 깎는 수밖에 없다. KT가 "재래시장에 카드리더기 설치없이 회선네크워크와 통신기술을 활용하고 결제프로세스를 줄이겠다"고 밝힌 것도 비용감축을 통해 중간마진을 줄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는 그러나 이런 방안이 도입되더라도 가맹점들이 느낄 수수료 인하효과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회선 네트워크를 활용하더라도 결제과정에 쓰이는 비용을 50%이상 줄이기가 쉽지 않다. 결국 비씨카드가 자기희생(?)을 통해 자사 수익을 손해보는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로써 비씨카드가 자사 이익(중간마진 수수료)을 절반 이하로 희생한다고 해도 가맹점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 OO커피숍'이 매출액 5000원을 거두고 낼 가맹점 수수료는 과거 100원에서 98원(비씨카드 영업마진 50% 감축 가정시)으로 줄어드데 그친다. 실제 수수료 인하율은 단 0.04%포인트에 그친다.
특히 올 초부터 금융위원회는 3월말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시행에 맞춰 재래시장 상인과 중소상공인 가맹점 수수료율을 현행 2~2.2%에서 대형마트 수준인 1.6~1.9%로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이 예상됐으나 최근 신용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재래시장 가맹점 수수료율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낮추면서 자율인하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를 통해 가맹점들이 얻을 수수료 인하율은 0.4%포인트에 달한다. 비씨카드가 단행할 수 있는 인하율의 10배를 넘어선다.
이런 배경 탓에 업계는 KT의 수수료 인하 제안이 현실화 되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책당국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생색내기 제안이 아니냐는 논평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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