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국민·우리銀, 건설·조선 대출 '쏠림' 여전 국민·우리·신한, 건설·부동산·조선 기업여신 30% 차지
이 기사는 2010년 04월 26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의 건설·부동산·조선업종에 대한 여신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우리은행의 경우 건설·부동산·조선업 관련 여신이 전체 기업여신의 3분의 1 수준을 차지해 부동산 경기와 조선해운 경기변동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시중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건설·부동산·조선업 등을 중점 관리대상으로 지정하고 신규 대출을 억제했음에도, 급속도로 늘어난 이들 업종에 대한 대출비중이 정상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향후 건설·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건설사와 조선사 부실이 증가하면, 은행권 전체적으로 자산건전성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 건설대출금 급감‥조선·해운 등 운송장비 대출금 급증
작년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 동향(아래 '예금은행 산업대출금 동향' 참고 )을 살펴보면, 건설업 관련 대출금이 크게 감소하는 동안 가계대출과 부동산임대업·도소매업 대출은 증가세가 이어졌다.
작년 건설업 관련 대출금은 43조원으로 전년대비 17.9% 감소했다. 과거 연 30% 이상 성장하던 것과 비교하면 신규대출은 물론이고 기존대출금의 상당부분이 회수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부동산임대업 관련 대출금 증가세는 계속됐다. 2004년 32조원이던 부동산임대업 대출금은 2007년 68조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작년에는 85조원으로 늘었다. 조선업종이 속한 기타 운송장비업종 대출금 역시 2004년 2조원 대에서 2009년에는 11조원으로 다섯 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 기타운송장비 부분의 대출금 증가율은 53.6%에 이르렀다.
주요 시중은행의 여신포트폴리오도 이 같은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 건설업 관련 여신은 크게 줄었지만, 부동산서비스업 관련 여신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우리·신한은행의 건설·부동산서비스·조선 여신 비중은 30%에 이른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작년부터 건설·부동산, 조선 관련 여신을 특별관리업종으로 지정해 한도를 억제하고 여신을 조정하고 있지만 줄이기가 쉽지 않다"면서 "빨리 이들 업종의 여신을 줄여야 하는 상황인데, 결국 한계기업들이 무너지면서 규모가 축소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 국민·우리·신한銀, 건설부동산·조선업 여신 집중
국민은행의 건설, 부동산서비스업종 여신비중은 각각 9.1%, 18.6%에 이른다. 2006년 0.2%에 불과했던 조선업종 여신 비중은 작년말 현재 5.7%로 급등했다. 국민은행의 총 기업여신 중 건설·부동산·조선업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33.5%에 달한다.
우리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의 기업여신 가운데 건설·부동산업종 비중은 26.8%로 조선업종 여신까지 합치면 34.2%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부동산서비스 여신(20조원)과 조선업 여신(8386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조선업종에 대해 대규모 여신을 늘렸고, 부실가능성이 제기됐던 SLS조선 등에도 대규모 여신을 제공했다(아래 '우리은행 조선업 거액 신용공여 현황' 참고 ).
신한은행은 작년 기업여신을 4조원 줄였다. 그럼에도 조선업 여신은 2007년 대비 2조7000억원 늘었다. 건설·부동산서비스·조선이 총 기업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1%로 2007년(27.5%)보다 높아져 편중 리스크는 오히려 더 커졌다.
하나은행은 국민·우리·신한은행과 비교했을 때 건설, 부동산, 조선 관련 여신비중이 크게 떨어진다.
외국계가 대주주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다소 차별화된 여신정책을 보였다.
SC제일은행은 조선업 여신 비중을 대폭 줄이면서 대신 부동산서비스 관련 여신을 늘렸다. 2008년말 5.6%이던 조선업 여신비중이 작년말 4.7%로 떨어졌다. 반면 부동산서비스 여신은 2008년말 1조8070억원에서 작년 말에는 2조 1540억원으로 늘어났다.
한국씨티은행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여신을 급격히 줄였다. 2008년말 6조원에 육박하던 대기업여신이 2009년말 4조원으로 급감했고, 기업여신도 16조원에서 13조원으로 3조원 감소했다. 총여신에서 기업여신 비중이 2008년 53.1%에서 2009년말 48.0%로 급감한 반면 가계여신은 2008년 46.8%에서 2009년말 51.8%로 급증했다. 건설업 여신이 2240억원에서 108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고, 조선업 여신도 1420억원으로 37%나 줄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향후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건설·조선·해운사의 부실이 늘어날 때, 국내 은행의 자산건전성 훼손 정도가 현재의 자본완충력을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 "조선·해운업황이 여전히 어려운 만큼 조선업 여신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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