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5월 13일 09: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가 상하이자동차그룹에 매각된지 5년 만에 다시 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탓인지 시장에서는 누가 쌍용차의 새주인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벌써 인도 '마힌드라그룹'과 대우버스 대주주 '영안모자', 국내 중견 기업 'SM그룹' 등 구체적인 인수후보들이 거론될 정도다.
인수후보들의 등장으로 쌍용차 매각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듯 보이지만 실상 암초 투성이라는 것이 M&A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쌍용차 매각 실패를 기정사실로 간주하며 2~3차례 유찰 후에야 매각자와 인수자 간의 간극이 좁혀질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특히 매각 측이 쌍용차의 향후 업계 내 지위와 성장성에 대한 객관적 분석보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전망, 과거 명성만을 토대로 쌍용차의 기업 가치를 산정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는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와 맥쿼리증권이 제시한 쌍용차 투자 하이라이트만 봐도 쉽게 납득이 간다.
매각주관사는 쌍용차 매각 안내서에서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성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아시아 및 러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 확보 △SUV(Sports Utility Vehicle) 선도업체 프리미엄 등을 투자 하이라이트로 언급했다.
'자동차 업계는 한-EU FTA 최대 수혜주', '국내 자동차 시장 연평균 10.8% 성장', '러시아 자동차 시장 연평균 22.7% 성장' 등 장밋빛 전망을 담은 문구가 눈에 띈다. 기업 본연의 경쟁력보다는 외적 변수에 의존해 성장을 기대해야 하는 쌍용차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앞선 두 번의 매각과정에서 가장 큰 투자 매력 요인으로 꼽혔던 'SUV 선도업체 프리미엄'도 현재는 기대할 수 없다. 'SUV = 쌍용차'라는 공식이 깨진지 오래다. 지난해에는 영업 부진에 장기 파업 사태까지 겹치면서 SUV 시장 점유율이 5%까지 떨어졌다. 현대-기아차, GM대우, 르노삼성 등 동종업체와의 경쟁 자체가 버거운 상황에 직면했다.
업계 관계자는 "SUV 차량 전문업체로서 프리미엄을 내세웠던 앞선 매각 때와는 분명히 상황이 달라졌다"며 "쌍용차 매각 측 스스로 어떤 매력도가 있는지 냉정히 평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세계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업체들 간 M&A 및 전략적 제휴 동맹 등이 가속화되면서 업계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대규모 장치 산업인 자동차 산업 특성상 기존 업체들은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인수합병 전략 구사가 불가피하다. 향후 수년 내 상위 5개사만이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산업 환경 속에서 매출 1조~2조원 규모의 로컬 브랜드 쌍용차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쌍용차가 10년 후에도 완성차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도 기우만은 아니다.
매각 측이 뜬구름 잡는 식의 전망과 옛 명성만을 내세워 협상을 진행할 경우 유찰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유찰을 거듭하다가 기술 유출 위험에도 상하이자동차를 유일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지난 실패사례를 기억해야 한다.
과거의 명성을 현실 도피를 위한 피난처로 삼아서는 안 된다. 지금은 냉정한 평가와 생존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현실을 직시해야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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