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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빼는 KTB證, 400억 내민 서울저축銀 KTB證 "사실상 딜 무산"..서울저축銀 "매각 재협상"

황은재 기자공개 2010-05-19 15:10:21

이 기사는 2010년 05월 19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저축은행의 유력한 인수 후보인 KTB투자증권이 인수전에서 발을 빼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스(PF) 등 자산 부실 책임을 이유로 KTB증권이 요구한 서울저축은행 대주주의 출자 문제가 평행선을 긋자 다른 인수 대상을 찾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3월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통해 서울 저축은행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그 시점을 전후해 실사를 진행했다. 실사 이후 KTB증권은 서울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여러차례 협상을 했다. 그러나 두 회사간의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서울저축은행은 자산규모가 1조2000억원 이상이지만 작년말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25.6%(2557억원)에 달했다. PF관련 대출 잔액 1847억원 가운데 고정이하 금액도 327억원(17.7%)에 이를 정도로 부실이 심한 편이다. 건설 경기 악화에 따른 잠재부실 위험까지 감안하면 인수에 따른 득보다는 실이 더 클 것이란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KTB증권은 서울저축은행 대주주측에 부실 초래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0억~300억원 가량의 증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증자를 전제로 인수하겠다는 게 KTB증권 측의 입장.

증자 규모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실사 이후 지난 두 달간 인수 논의는 진척을 보지 못했다. KTB증권 내부적으로는 '더 이상 볼 게 없는 딜(Deal)'로 분류한 상태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3월에 실사한 이후 지난 2개월간 서울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절차가 진행된 게 없다"며 "사실상 인수를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서울저축은행 이외의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자는 제안이 있다"며 "적극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저축은행 측은 KTB투자증권과의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매각을 전제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세운 서울저축은행으로서는 매각 지연도 부담스러운데 매각 실패로 비춰질 경우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서울저축은행 대주주도 최근 결단을 내렸다.대주추 측 관계자는 "대주주가 최대한 내놓은 상황"이라고 언급하며 "KTB투자증권측과 다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저축은행은 오영주 삼화콘덴서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 및 관련 계열사 등이 총 55.05%(2009년말 기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주주 측은 KTB증권이 요구한 증자규모보다 더 많은 최대 400억원까지 증자에 나설 것임을 경영정상화 방안에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TB증권의 부담을 덜어 최대한 빠른 시기에 매각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다.

다만 서울저축은행은 최근 KTB증권 외에 두 곳의 투자자와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KTB증권에 대한 매각이 좌초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자 좀 더 좋은 조건에 팔겠다는 매도자의 의지다.

대주주측 관계자는 "대주주쪽에서는 빠르면 6월초에 매각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TB증권 혹은 제3자 쪽으로 매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업계의 생각은 서울저축은행의 기대와는 다르다. KTB증권이 저축은행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추가로 발생할 부실 규모가 클 수 있다는 우려에 더 이상 적극성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KTB증권의 경우, 회장의 저축은행 인수 의지를 제외하면 서울저축은행을 굳이 인수할 이유가 많지 않다"며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다른 저축은행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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