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7월 26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흥기업의 저조한 주주 배정 유상증자 청약률로 인해 최대주주인 효성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진흥기업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 대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진흥기업은 주주 배정 유상증자 청약에서 3억2000만주 모집에 1억3063만7639주의 청약신청을 받았다. 청약률 40.82%로 유상증자 발행가 500원을 감안하면1600억원 모집에 653억1881만9500원이 모였다.
이중 최대주주(지분 30.86%)인 효성의 유상증자 청약분 495억9413만4500원(9918만8269주)을 제외하면 일반 주주들의 청약분은 고작 157억2468만5000원(3144만9370주)이다.
효성을 제외한 주주 대부분이 낮은 투자메리트(발행가 500원, 22일 종가 510원)로 인해 유상증자 참여를 외면한 결과다.
진흥기업은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서 발생한 실권주 1억8936만2361주( 946억8118만500원)를 오는 26~27일 진행하는 일반공모 청약에서 해소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주들조차 외면한 진흥기업 유상증자에 일반 투자자들이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 최근 진흥기업 주가가 505원으로 떨어지면서 실권주 해소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가격과 유상증자 발행가가 비슷한 상황에서 일반공모 청약에 참여할 투자자가 과연 몇이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답했다.
현재 진흥기업 유상증자 실권주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한 효성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인수규모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분(496억원)과 실권주(947억원)를 합쳐 최대 1443억원에 달하게 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3389억원)에 42.5%에 달하는 규모다.
사실 처음부터 진흥기업이 효성에게 부담이 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효성에게 진흥기업은 신성장 엔진이었다. 지난 2008년 1월 효성은 진흥기업 지분 57.6%(1억411만3208주)를 930억6512만원에 인수했다.
대운하 수혜 기대주로 손꼽히던 진흥기업 인수는 당시 국회에서 헐값 인수 논란을 불러올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1년여 후인 2009년 4월 진흥기업이 차입금 상환을 위해 141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에도 효성은 진흥기업 유상증자 출자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실제로 당시 효성은 유상증자로 인한 진흥기업 지분율 하락방지를 위해 보유 중이던 현금성 자산 2070억원 중 705억원을 청약신청에 사용할 정도였다. 청약 결과 16.6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인해 효성에는 85억원어치의 신주만이 배정됐고, 유상증자 후 지분율은 30.05%로 하락했다.
하지만 진흥기업의 상황은 효성의 지원을 무색하게 할 만큼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기만 했다. 지난 2007년 말 286%대였던 진흥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91.0%, 올 3월 350.8%까지 급증했다.
특히 올해는 3824억원의 만기도래 차입금을 자체적으론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며 애물단지가 됐다. 재무구조 악화가 이어지자 진흥기업은 또다시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도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효성은 지난해와 달리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전처럼 진흥기업을 지원하기에는 지원자금의 규모도 크고, 진흥기업의 상황도 좀처럼 개선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효성은 투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1600억원 규모의 진흥기업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모집주선사도 우투, 신한, 한투, 현대, 동양 등 대형사 위주로 선발해 일반공모 자금을 최대한 끌어들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효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진흥기업의 유상증자는 발행가(500원) 대비 낮은 주가(23일 종가 505원)로 인해 딜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효성은 유상증자를 통해 부담금을 최소화하려 했지만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인해 유상증자 물량 대부분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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