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8월 10일 13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건설사인 한양건설은 지난 5일 회사채 1000만원어치를 발행했다. 다른 건설사들이 최소 몇 십 억 원에서 몇 천 억 원까지 ‘억’ 단위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 게다가 3년 만기에 모회사인 보성건설이 인수하는 사모사채다. 건설 공사를 위한 자금 조달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한양건설 관계자는 공공 공사의 수주를 늘리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말했다. 공공공사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채권 등급이 중요한데 최근 한양건설의 신용등급이 올랐기 때문이다. 오른 회사채 등급으로 명목상의 회사채를 발행해 앞으로의 공사 수주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의도다.
한양건설은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토목·플랜트 등의 공공사업과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꿨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사업에만 집중하던 다른 중견건설사들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이런 경영 정책의 일환으로 한양건설은 올해 광교에서만 600세대를 분양하고 나머지 주택사업은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한기평도 지난 7월12일 한양건설의 기업신용등급을 BBB+로 상향조정하면서 주택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는 점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한양건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른 중견건설사들도 금융위기 이후 신사업 분야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도 미분양 아파트를 처리하지 못해 쩔쩔매는 상황에서 주택사업만을 고집하다간 회사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새로운 사업 진출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준비 없는 도전은 성공보다는 실패를 불러온다. 한 건설사는 올해 유통·쇼핑사업, 요식업 등의 신사업에 도전했다. 그러나 신사업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1%밖에 되지 않았다. 사실 그 건설사는 특별히 그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 사업에 진출했던 것이 아니었다. 경기불황으로 공사비를 받지 못하자 대신 쇼핑센터를 인수하면서 시작한 사업이라 경험이 없어 사업성과도 좋을 수가 없었다.
한양건설은 이전부터 신사업을 준비했었다. 작년 토목·플랜트사업과 건축·주택·개발사업을 나누면서 전문가들이 각자의 역량에만 집중하게 했다. 그 덕에 최근 상주~영덕 도로건설공사 12공구를 수주하는 등 꾸준히 공공공사 비중을 늘릴 수 있었다.
올해 들어 공공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다른 중견건설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짜야 하는지, 과연 우리 회사가 그 사업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지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근래에 원전사업이나 친환경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무턱대고 진출했다가는 낭패를 보게 된다.
주택경기의 불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견건설사들의 신사업 진출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신중하되, 단호한 자세로 준비해야 활로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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