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8월 17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건설의 ‘두바이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반도건설의 첫 해외개발사업인 ‘두바이 유보라타워’가 올해 11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반도건설의 유보라타워 프로젝트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두바이에서 오피스 및 주상복합 아파트의 시행·시공을 맡은 대형 개발사업이다. 이런 타이틀 덕분에 유보라타워는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또한 작년 미국 CNBC가 주최하는 ‘인터내셔널 프로퍼티 어워드(IPA)’의 4개 부문에서 상을 받는 성과도 냈다.
반도건설은 두바이 건설업계가 글로벌 금융위기 후유증으로 흔들렸을 때도 공사를 이어갔다. 두바이에 진출한 다른 건설사들은 여러 악재 속에서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성원건설은 지난 2006년 반도건설에 이어 3000억 원 규모의 주상복합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러나 회사가 자금난으로 법정관리 기업이 되고, 현지 노동자의 임금 미지급으로 소송을 당하는 등 악재가 겹치자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두바이에 ‘신성타워’를 개발하던 신성건설도 국내사업이 어려워지자 주상복합 개발사업 지분을 초기에 독일계 회사에 매각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반도건설이 끝까지 공사를 진행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 받을만한 일이다.
비록 초기에 예상했던 사업 수익률은 기대할 수 없게 됐지만, 회사의 해외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반도건설은 첫 해외개발사업 완료 경험이 앞으로의 해외공사 수주에서 큰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준공이 다가왔는데 유보라타워의 아파트 분양이 아직 50% 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006년 실시한 선분양은 청약열기가 높았지만 해외부동산에 대한 우려로 계약이 거의 성사되지 않았다. 잔여 아파트는 악성 중의 악성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될 상황이다.
반도건설은 유보라타워 준공 후 분양을 재개할 예정이다. 그동안 두바이 부동산 가격이 예전처럼 오르기를 기다리며 분양을 연기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경기 호전보다 유보라타워 준공이 먼저 다가오자 잔여 분양 계획을 고심하게 됐다.
반도건설은 얼마 전 두바이 사업을 위해 발행했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400억 원의 만기를 올해 11월 말에서 내년 7월로 연장하면서 금액도 500억 원으로 늘렸다. 아파트 잔여 분양을 대비해 상환 시기를 미룬 것이다.
미분양 아파트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기 마련이다. 반도건설이 어떤 이유로 유보라타워 준공 전 두바이의 부동산 시장 호전을 예측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지 부동산 경기는 금방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유보라타워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로 남게 되면 지금보다 더 곤란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정리는 대형 건설사들에게도 명쾌한 해답이 없는 문제다. 반도건설이 사업을 어렵게 끌고 오면서 준공 전 미분양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게 아쉬운 대목이다.
유보라타워는 완공까지 3개월 가량이 남았다. 반도건설 첫 해외 개발사업이 준공 후 미분양에 가려 빛이 바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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