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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맞수' 롯데쇼핑-신세계, 엇갈린 행보 롯데, 재무보다 성장성…신세계, 투자 답보·성장동력도 부족

김은정 기자공개 2010-09-03 09:13:16

이 기사는 2010년 09월 03일 09: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쇼핑과 신세계의 행보가 확연히 갈리고 있다.

롯데쇼핑은 국내 시장의 성장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다. 올 들어 그룹차원에서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고 대규모 투자에 과감하게 나서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할인점 성공 이후 마땅한 성장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세 경영 돌입 이후 뚜렷한 중심을 찾지 못한다는 신랄한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증권사 유통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일각에서 신세계가 해외진출을 위한 배포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유통업은 초기 손실을 감내하고서라도 사업을 추진해야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 성장견인 요인 부족…'2세 경영' 후유증?

신세계는 2010년 6월 말 기준 할인점(이마트) 부문이 전체 매출의 87.8%를 차지하고 있다. 올 들어 소비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연초 개시한 가격인하 정책으로 영업실적이 나아졌다. 백화점 부문의 매출비중이 크지 않아 환율에 따른 부정적 변수에서도 비켜서 있다.

문제는 매출성장을 견인할 별다른 요인이 없다는 데 있다. 신세계는 앞으로 수년간 대규모 투자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매출액 증가율이 2009년 수준에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세계 측에 따르면 올해 8000억 원 수준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법인 투자를 포함해 연간 1조 원 안팎의 투자를 단행했다. 계획된 투자도 할인점 신규 출점, 백화점 개·보수 등 기존점포 보완에 집중돼 있다.

할인점 산업은 지난해부터 동일점포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장기성장 여력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상태다. 할인점에서 슈퍼마켓으로 고객이 이동하고 산업이 성숙기에 도달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민아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유통산업 내에서 다른 업태로 진출을 모색해볼 수 있지만 상황이 용이하지 않다"며 "고성장이 기대되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사업은 이미 기존업체가 자리를 잡은 데다 인수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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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쇼핑몰 영업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단기적으로 마진하락이 예상되지만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과 신선식품의 특성과 관리비 등을 고려할 때 적합하지 않다는 논리다.

신세계는 차기 성장동력으로 '중국시장 공략'을 내세웠지만 생각만큼 성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중국법인 손실은 600억 원 정도로 추정됐다.

손정표 한신정평가 연구위원은 "본격적으로 중국에 진출한지 2년밖에 되지 않고 점포 수 부족으로 영업성과가 부진한 편"이라며 "다만 이마트에 대한 중국인 선호도가 높아 2013년부터 중국사업이 안정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신세계의 장기전략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2조 원이 넘는 삼성생명 주식매각 대금이 유입될 예정이지만 아직 확실한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미 매각한 삼성생명 주식 500만주로 일부 차입금을 상환했다"며 "아직 나머지 자금의 활용처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발빠른 선점행보…성장침체 돌파구 마련

롯데쇼핑은 올 상반기 7364억 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 EBITDA의 전반이 훌쩍 넘는 규모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9%(2970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3%포인트 개선된 9.0%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자체상표(PB) 상품의 매출비중 상승과 할인점의 수익성 개선 때문으로 보고 있다. 명품소비도 백화점 부문을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롯데쇼핑은 국내 GS리테일을 비롯해 중국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M&A에 나섰다. 중국 할인점 업체 타임즈(Times)와 지난 7월 인수한 럭키파이 덕분에 올해 중국사업에서만 약 1조 원 이상의 매출액이 예상되고 있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며 "타임즈 인수를 통해 단기간에 진출하기 어려운 2~3성급 도시로 지역적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기 브랜드로 중국시장 공략을 노리는 신세계에 비해 롯데쇼핑은 영업위험 부담을 던 셈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한때 할인점에 공을 들이려다가 큰 성장동력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 현재 수준을 유지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며 "대신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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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잇따른 투자로 부채비율과 총차입금 수준은 높아졌다. 2010년 6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3조 8978억 원. 지난해 말에 비해 2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잉여현금흐름(FCF)도 올 상반기 마이너스(-1129억 원)를 기록했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국내·외 적극적인 사업확장 전략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투자부담이 이익규모를 넘어서 재무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며 "관련 사업과 해외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어 이익기반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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