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한일건설 PF대출 처리 놓고 '갈등' 채권단 "PF 주채무전환 비율 낮다" vs 국민은행, 원안 재상정 강행
이 기사는 2010년 09월 17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건설의 구조조정(워크아웃) 계획안 마련이 차질을 빚고 있다. 채권단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스(PF) 대출 처리방안을 놓고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일부 채권단은 PF대출(보증채무)의 주채무 전환비율이 20%미만으로 낮다며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주채권은행인 국민은행은 한일건설의 부결된 안건(3~5호)을 거의 원안 그대로 다시 상정한 상태다.
PF대출 주채무 전환비율 20%미만 '이견'
지난 15일 한일건설의 구조조정(워크아웃) 계획안이 부결됐다. 금리재조정과 신규자금지원(725억 원), 한일시멘트의 출자(725억 원) 등이 포함된 3호와 4호 안건에는 동의했지만 5호인 부동산 PF대출처리방안에 반대하는 채권기관이 많았기 때문이다.
5호 안건에는 보증채무인 PF대출 채무(무담보)를 상환유예(2014년)한 이후 주채무로 전환해주는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주채무 전환비율이 20% 미만으로 낮았다.
청산가치가 이보다 낮다는 실사결과가 나왔지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채권단은 국민은행에 재조정을 요구하며 구조조정 계획에 반대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다른 건설사의 PF대출 전환비율은 30%를 넘는다"며 "이 부분을 조정하지 않으면 청산해서 보는 손실과 거의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부결된 안건을 거의 원안 그대로 재상정했다. 금리 재조정 부분에 자율성을 줬지만 논란이 됐던 5호 안건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 구조조정 기업의 청산가치에 따라 주채무 전환비율을 결정하는게 일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구조조정안 시행 '불투명'···한일시멘트 출자는 긍정적
국민은행은 오는 27일까지 채권단의 동의서를 다시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구조조정 계획안의 시행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다.
주채무를 보유한 은행이 모두 찬성한다고해도 50% 동의밖에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했던 채권단이 동의하지 않는 한 75%이상의 찬성을 받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한일건설의 주채무 규모는 6200억원이며 보증채무는 1조2500억원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한일건설의 구조조정 계획안은 긍정적인 부분이 많지만 PF대출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하루 빨리 한일건설이 정상화할 수 있도록 5호 안건에 대한 주채권은행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반대했던 채권단이 마음을 돌릴 여지는 남아있다. 한일건설이 실제로 청산할 경우, PF대출금의 20%도 얻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일시멘트가 적극적으로 한일건설을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것도 긍정적이다. 한일시멘트는 채권단 공동분담으로 신규지원하는 대출금인 725억원 만큼 신규 출자할 계획이다.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건설사 모기업들이 증자할 여력이 안되는 것에 비하면 한일시멘트의 출자는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채권단이 제 이익만 챙기기 보다 정상화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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