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티전자, KMI 투자금 확보 계획은? BW, 유증 통해 700억원+자체 보유현금 100억…대주주 자금동원 능력이 '관건'
이 기사는 2010년 10월 08일 1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업적자의 늪에 빠진 자티전자가 800억원에 달하는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지분매입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까?
코스닥상장사 자티전자가 이동통신사업 진출을 통해 기업회생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회사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유상증자 단행 등의 방법을 통해 제4이동통신업체 KMI의 지분매입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티전자의 재무여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회사에 안정적인 사업모델이 없고, 현금흐름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는 어렵다는 것. 특히 최근 자티전자를 인수한 효국토건이 아직까지도 잔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며 대주주의 자금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 재무구조 ‘취약’, 현금흐름 ‘적자’…최후의 보루 '현금 220억’
자티전자는 상반기에 매출 7억원, 영업손실 20억원, 당기순손실 17억원을 기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마이너스 19억원 수준. 영업적자 행진이 수년 째 이어진고 있다. 핸즈프리, 교통안전단말기, 네비게이션 등 대부분의 주력사업에서 실적이 악화됐다.
영업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현금흐름도 급격히 나빠졌다. 상반기 기준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과 잉여현금흐름(FCF)은 각각 마이너스 1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자티전자의 재무구조는 전반적으로 취약한 상황이지만, 보유현금은 220억원으로 높은 편이다. 본사 사옥을 매각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덕분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유동성 압박이 심화되자 본사 사옥을 경동제약에 매각하고 매각대금 350억원 중 100억원 이상을 운영자금 및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했다. 남은 현금 220억원은 현재 자티전자가 기업회생을 위해 '기존사업 추가투자' 또는 '신사업 개척' 등에 투입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자티전자 관계자는 “오랜 적자행진으로 회사의 재무구조가 튼튼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통신사업 진출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적자탈출 방안을 마련해 둔 상태로 내년부터는 영업이익 및 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개선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MI 지분매입 자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증권사와 700억 '총액인수' LOI 체결…'대주주 자금력?'
자티전자는 KMI 지분매입에 총 8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최근 국내 모 증권사와 총 700억원 규모로 BW 및 유상증자 관련 물량을 총액인수한다는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인수규모만 확정됐을 뿐 아직까지 BW·유상증자 등의 비율을 어떻게 산정할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지분매입 자금 중 100억원은 보유현금을 통해 충당한다. 총 220억원의 현금 중 120억원은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100억원을 KMI 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자티전자의 자금확보 여부는 대주주 효국토건의 자금력에 달려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자티전자의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주가의 급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발행될 BW 물량이 제대로 소화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대주주가 BW 매입·일반공모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해야만 700억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현재로선 효국토건의 자금 동원능력을 가늠하기 어렵다. 회사의 실질적 오너로 알려진 안종오 회장이 개인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어느 수준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안회장은 효국토건 외에도 2~3개의 소규모 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효국토건이 회사 자력으로만 자티전자를 지원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효국토건은 2009년 기준 매출액 120억원, 영업이익 9억원의 중소 건설업체로 당좌자산이 4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아직까지 효국토건은 자티전자 인수대금 잔금납부를 완료하지 않은 상태다. 납부 마감일은 오는 11일로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효국토건이 자력으로 인수대금 잔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결국 자티전자가 보유한 현금을 담보로 질권을 설정, 대규모 대출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자티전자는 KMI 투자에 투입할 현금이 사라지게 되고 800억원에 달하는 지분매입 자금 확보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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