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한섬 인수 '사실상 무산' "정재봉 사장, 경영권·직원 고용보장 요구"
이 기사는 2010년 10월 21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의 패션업체 '한섬' 인수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인수가격에 대한 차이도 있었지만 한섬 측이 요구한 경영권 및 고용 보장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SK네트웍스의 한섬 인수가 사실상 무산 단계에 이르렀다"며 "협상 상황에 진척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월 SK네트웍스는 한섬 인수를 조회공시를 통해 한섬 인수를 공식화했다.
인수 협상이 중단된 데는 정재봉 한섬 사장이 SK네트웍스에 인수된 이후에도 5년간의 경영권과 현재 회사 직원들에 대한 고용 보장을 요구한 게 가장 큰 이유라는 설명이다.
SK네트웍스로서는 한섬을 인수하더라도 사실상 경영권은 인수하지 못하고 지분투자만 하게 되는 셈. 과거 SK네트웍스는 패션업체를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거쳐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SK네트웍스가 들어주기 어려운 이유다.
매각대금에 대한 시각차도 인수 협상이 결렬된 이유로 꼽혔다. SK네트웍스는 3000억원대 중반을, 한섬은 4000억원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수가격은 이번 협상에서 인수 결렬을 이끌만한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섬은 지난 2007년 부동산 개발 사업 부분을 떼내 '한섬피앤디'를 설립했다. 한섬피앤디는 한섬이 66.2%, 정재봉 한섬 사장이 30.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섬을 SK네트웍스에 매각할 경우 한섬피앤디의 경영권까지 함께 넘어가게 된다.
이번 매각에는 한섬의 패션 부분만을 넘기는 것으로 한섬피앤디에 대한 한섬 지분은 정 사장과 한섬피앤디 등이 매수하기로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SK네트웍스가 한섬피앤디의 지분을 정 사장쪽에 매각하기로 했기 때문에 SK네트웍스가 실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충분히 절충가능한 수준에서 상당부분 접근했었다"며 "이번 협상을 결렬로 만든 핵심 요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와 한섬은 다음달 9일에 조회공시를 통해 협상 진행 상황을 공시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는 "가격 및 기타 제반 사안에 대해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며 "진행 상황은 공시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타임과 마인, SJSJ, 시스템 등 고가 여성 브랜드를 보유한 여성의류 1위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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