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대규모 하이브리드債 발행 수은 지분 매각 위한 뮤추얼펀드 유치 차질...3000억원 규모로 투자유치 불확실
이 기사는 2011년 01월 24일 11: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하이브리드채권(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중이다. 하이브리드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수출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계획했던 해외 뮤추얼펀드 등에 외환은행 지분을 넘기는 방안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3000억원 규모의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자회사인 하나대투증권을 통해 중장기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으며 금리는 연 6%대를 제시했다.
하이브리드채권은 채권처럼 매년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주식처럼 만기가 없으면서도 매매가 가능한 신종자본증권으로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 성격을 띤다.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채권은 자본으로 인정받고 있어 BIS비율이나 더블레버리지비율 산정에도 유리하다.
하나금융의 하이브리드채권 발행 목적은 수출입은행의 태그얼롱(Tag Along) 행사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복수의 시장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은은 외환은행 지분 6.25%(4031만4387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각시 같은 가격에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태그얼롱)를 갖고 있다. 태그얼롱이 행사될 경우 하나금융은 4조7000억원의 인수대금 외에 추가로 575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태그얼롱 행사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현재 외환은행 주식의 시장 가격은 1만1000원대로 권리 미행사시 수은에 대한 배임 논란이 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하나금융측이 추진중인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이 순탄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실제 하이브리드채권은 채권과 주식의 중간에 있는 모호한 성격 때문에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통 채권 투자 기관에서는 주식 성격에 가중치를 두고 낮은 수익과 안정성 이유로, 주식 투자기관에서는 채권에 가깝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은 발행 규모를 수은 지분 가격에 맞먹는 5000억원 규모로 계획했지만 투자자 태핑 과정에서 발행규모를 3000억원까지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 관계자는 "보통주에 대한 배당이 없으면 하이브리드채권 보유에 따른 배당도 없고, 하나금융측이 제시한 6%대 수익률 역시 높은 수준이 아니다"며 "5년 후 콜옵션(발행자가 채권을 매입하는 것)을 행사한다고 하지만 콜옵션이 행사되지 않을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하나금융은 일반 회사채 발행을 늘리거나 증자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 등이 해외 뮤추얼펀드 등과 협의가 원활치 못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임을 감안할 때 외환은행 인수자금 조달이 순조롭지 않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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