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2월 17일 13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 어드바이저(Advisor)로 우리투자증권이 급부상했다. 반면 지난해 주포역할을 맡았던 동양종금증권은 한 발 뒤로 물러났다. 지난해 영업 행태에 따른 실적의 교차가 이 같은 변화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우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한전선의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참여에 미온적이었다. 지난해 2차례 이뤄진 대한전선의 유상증자(총 5091억원)에 공동주관사로 1번 참여해 325억원을 인수한 게 전부다.
2009년 35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땐 인수단 중 가장 적은 400억원의 물량을 받았다. 당초 500억원을 배정받았지만 리스크 관리부서의 반대로 100억원을 줄였다는 뒷말이 돌았다.
그러던 우투가 올해부터 대한전선 자금 조달의 핵심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달 초 발행된 2500억원 규모 일반 회사채의 대표주관을 우투가 맡은 것. 신용등급 A 이상 우량 회사채를 주로 취급해온 우투가 BBB등급의 대한전선 회사채 발행의 대표 주관을 맡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회사채 발행을 성공시킨 우투는 3월 중으로 예상되는 2500억원 규모의 BW 발행에서도 대표주관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우투가 '패키지 딜' 방식으로 올해 대한전선 자금 조달을 모두 책임지는 어드바이저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우투는 최근 단독으로 대한전선 관계사인 노벨리스코리아의 상장 주관사 설명회(PT)를 진행했다.
노벨리스코리아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삼아 지난해 상장 시장을 노크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노벨리스 구주 매출을 추진하던 대한전선은 이후 주관사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우투가 노벨리스의 상장 주관사로 선정된다면 올 상반기 대한전선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인 회사채·BW·노벨리스 상장을 모두 우투가 책임지게 되는 셈이다. 대한전선에 대한 우투의 적극적인 구애 공세는 지난해 IB부문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008년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을 모두 석권하며 지존의 자리에 올랐던 우투는 지난해 ECM 주관 4위, DCM 주관 7위를 기록하며 위상이 추락했다. 금융위기 이후 지나치게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을 벌인 게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심기일전한 우투는 대한전선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전망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IB 본연의 자세로 되돌아간 셈이다.
동양은 반대로 지난해 공격적인 영업 전략이 올해 발을 묶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공격적인 인수로 인해 IB에 할당된 북(book)이 거의 다 차 이전 같은 영업을 벌이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당초 동양은 지난해 연말 대한전선의 자금조달 수요를 파악, 적극적인 컨설팅 역할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동양은 지난해 대한전선의 2차례 증자에서 대표주관사를 맡으며 거래를 주도했다. 2009년엔 BW 500억원을 비롯해 1300억원의 회사채를 인수했다. 2009년 이후 대한전선의 공모 자금 조달 거래 5건 중 4건의 대표주관을 동양이 맡았다.
그랬던 동양이 이달 초 회사채 발행에서는 공동주관사로 몸을 낮췄다. 내달 BW에서도 공동주관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동양은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전에 현대그룹 측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등 과감한 영업을 펼쳤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당초 자본이 크지 않은 동양의 IB 부문 익스포저(exposure)가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동부생명의 공모 유증이 실패하며 570억여원의 실권주를 떠안은 게 결정타였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리서치센터에서 대한전선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으며 이전같이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서기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한전선은 자금 수요가 많은 만큼 인수 리스크도 크다는 양면성이 있어 IB들이 선택을 내리기 쉽지 않은 회사"라며 "이런 회사의 핵심 어드바이저가 바뀌었다는 것은 해당 IB의 영업 전략이 변했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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