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보 PF보증, 중견건설사엔 '그림의 떡' BB급 건설사에 추가 보증 요구...대형 건설사 수혜
이 기사는 2011년 03월 10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건설사들이 까다로운 보증 조건 때문에 대한주택보증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보증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BBB급 이하 건설사들을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지만 실제로는 대형 건설사들의 이용도가 더 높다.
대주보의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PF대출 보증 잔액은 5200억원이다. 지난 2009년말 잔액 1230억원(7건)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금융권의 부실 PF대출 문제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견 건설사를 지원하기 위해 PF대출 총 보증한도는 1조원으로, 건수별 보증금액도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이 중 BBB급 이하 건설사들이 이용한 PF대출 보증은 300억원에 불과하다. 대주보의 신용등급별 보증 현황을 보면 △ AAA급 건설사: 4450억원 △ A-급 건설사: 450억원 △ BBB+급 건설사: 300억원 등이다.
인상된 보증한도는 대형 건설사들이 활용했다. 지난해 12월 대림산업은 대주보 PF보증을 활용해 19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 2월 포스코건설도 2000억원을 대출받았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기존 PF대출보다 금리도 낮고 대출기간도 3년 이상으로 길어졌다"며 "무엇보다 대출시 건설사 지급보증에서 벗어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견 건설사들이 대주보의 PF대출 보증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공사 신용도에 따라 보증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주보는 시공사의 대주보 신용등급이 BB- 이상이고, 사업부지를 신탁하는 등 기본 요건이 충족될 경우 사업성을 평가해 PF대출 보증을 승인한다. 하지만 사업성을 수치로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어 시공사의 신용도로 요건을 차별화 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대주보가 사업성을 평가할 때 시공사가 얼마나 책임질 수 있는지, 지원 여력은 되는지 등 시공사의 능력을 가장 높게 본다"며 "AA 등급 이하의 건설사가 보증을 신청하면 추가 조건이 붙게 된다"고 설명했다. 낮은 등급의 건설사가 보증을 신청할 수는 있지만 토지 외의 다른 담보를 제공하거나 대출 은행의 보증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설 업계에서는 이런 대주보의 차등 보증 조건이 금융권 대출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보고 있다. 금리는 시중 금융권보다 낮지만, 담보를 제공하기 어려운 중견 건설사들에게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워크아웃 중인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주보 PF대출 보증이 가장 필요한 회사들은 정작 조건이 안 맞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꼭 필요한 건설사는 받지 못하고, 다른 방법으로 조달할 수 있는 건설사들이 보증 상품을 이용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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