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스팩 브랜드화...2, 3호 스팩도 관심" 김정열 레인보우-DW 컨설팅 대표...투자수익률 최소 20~50% 기대
이 기사는 2011년 03월 25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대신 스팩 2,3호도 함께 해보고 싶다. 최초 합병 성공으로 인한 프리미엄을 활용해 대신 스팩을 브랜드화 하고 싶다."
최근 대신증권그로쓰알파스팩 1호와 썬텔의 합병 결의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김정열 대표이사. 지난 22일 서울 서초동 레인보우-DW 컨설팅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이사는 스팩 합병 1호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벌써 스팩 장기 비전을 구상하고 있었다.
아직 스팩 1호 합병상장 예비심사가 끝나지 않아 조심스럽다면서도 스팩 2,3호에 대한 구상이 어느 정도 머리 속에 잡혀 있는 듯 했다. 중소형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평가받는 그가 중소형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등장한 스팩 합병에 강한 애정을 보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스팩에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 미국에서 파이낸스 관련 일 할 때부터 알고 있었다. 스팩도 M&A 부분이니까 관심을 갖고 봐 왔다. 우리나라에는 스팩이 10년 정도 시차를 두고 도입됐다. 관심이 많았는데 개인이 펀드레이징하는 건 안 되고, 증권사만 할 수 있다고 해서 포기했다. 그런데 대신증권 쪽에서 스팩 대표이사직을 주선해서 인연을 맺게 됐다.
- 대신증권 스팩 대표이사를 맡게 된 계기는.
▲ 대신증권에서 국내에서 M&A를 가장 잘하는 사람이 누군지 수소문했다고 하더라. 결국 나한테 연락이 왔다. 마켓 관점에서 봤을 때 그분들(대신증권)이 현명했다고 본다. 지금 스팩 대표이사들 보면 관료 출신도 있고 창투사나 벤처 출신도 많다. 그런데 스팩 합병은 일반 투자와는 개념이 다르다. M&A 관점에서 봐야 성공할 수 있다.
대신증권이 스팩 대표이사직을 제안한 첫 증권사는 아니다. 김 대표가 대신스팩 대표이사직을 맡기 전후로 복수의 증권사에서 스팩 대표이사직을 제안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대신스팩을 선택했다. 스팩에 대한 접근법이 김 대표 본인과 가장 유사했기 때문이다.
- 파트너로서 대신증권은 어땠나
▲ 대신증권을 선택한 이유 중의 하나는 리서치 기능이 잘 돼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스팩을 시작할 때부터 300억원 이하 공모규모에 전통 제조업 쪽에서 합병대상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다행히 대신증권이 리서치센터가 잘 돼 있어 인더스트리를 보는 눈이 있었고, 내 말에 동의를 해 줬다. 그래서 오퍼가 왔을 때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 대신스팩은 녹색성장, 대체에너지 등 소위 각광 받는 테마 쪽이 아니다.
▲ 그린 테마 쪽은 일부러 배제했다. 합병할 회사가 없다. 사업 특성상 밸류에이션을 평가하기도 어렵다. 그런 쪽은 대체로 오너가 상장에 대해 욕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제조업쪽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개인적인 욕심도 적고 업종 자체가 쿨한 편이다. 대신스팩은 그래서 제조업과 IT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제조업은 우리나라가 강한 부분이고, IT쪽은 성장성이 있다. 주로 고려한 쪽은 선박이나 자동차 부품 회사였다.
그러나 IT와 중소 제조업체 중에서 '알짜' 기업을 찾아 합병하겠다고 공언한 대신스팩은 지난해 8월 공모청약에서 경쟁률 0.77대1로 미달 사태에 직면했다. 투자가들이 태양광, 재생 에너지 등 테마 스팩에 몰리면서 외면을 받은 것이다.
김 대표는 "대신스팩은 규모나 업종 등에서 출발점부터 다른 스팩과 달랐다"며 "그래서 중간에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그게 결과적으로 남보다 빨리 스팩 합병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이야기 했다.
- 업종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 스팩 합병은 형태는 M&A이지만 목적은 결국 상장이다. 상장 합병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린테마 등의 업종은 밸류에이션 평가가 어렵다. 자본환원률 등 평가 비율 이야기 많이 하는데 제조업 아닌 다른 업종은 평가 비율의 늪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그런 종류의 스팩에 투자하면 600% 수익난다고 이야기된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다. 스팩 합병은 수익 쫓아가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 원래 합병 1호를 염두에 두고 있었나.
▲ 홀인원으로 한방에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M&A가 성사되는데 평균 6개월~1년 정도 걸린다. 대신스팩은 지난해 8월 킥오프(상장 기준)했다. 썬텔이 합병대상으로 검토된 건 11월부터다. 어떻게 보면 속전속결이다. 타깃을 잘 정했다. 투자수익률도 좋을 것이다. 최소한 20~50% 정도 보고 있다. 20% 연 수익 난다고 하면 나쁘지 않다. 다만 대박을 노리는 건 금물이다.
- 썬텔도 밸류에이션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 삼성전자, 현대차 좋다고 해도 그 주식을 다 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파는 사람도 있다. 보는 눈에 따라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썬텔에 대한 평가도 다를 수 있다. 그런데 그 평가는 나중에 상장하고 난 이후에 시장에서 판단되는 것이다. 평가보고서나 감독원에 제출하는 자료로 평가하는게 아니다.
썬텔은 대신증권과 합병하기 전에 타 증권사와 주관사계약을 맺고 있었다. 김 대표는 "스팩 합병은 IPO와 달리 주식시장의 영향을 덜 받고 공모절차가 생략되기 때문에 시간이 절약된다"며 "IPO를 하든 스팩합병을 하든 결국 선택은 기업의 몫"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스팩이 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자본환원율을 업종 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종 별로, 사업 별로 미래수익 가치를 평가하는 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업종의 자본환원율을 높여야 하고, 낮춰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 대신증권과 2,3호 스팩도 같이 하나.
▲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는 안했다. 하지만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스팩은 합병을 처음 성사시켰다는 프리미엄이 있다. 1호 스팩 합병할 때 보니까 IPO 말고 스팩하고 합병하기에 좋은 기업이 많은 것 같다. 아직 심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잘 된다면 심정적으로는 대신증권과 또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앞으로 스팩 시장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 출범 이후 3년 안에 합병을 못하면 해체해야 한다. 1기 스팩들 중에서 잘 합병되는 것도 있고, 해산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옥석이 가려질 것이다. 지난해에는 스팩 열풍이 불면서 너나 나나 다 만들었지만 2호, 3호 정도 되면 스팩 쪽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증권사와 스팩 브랜드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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