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5월 25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이 성우리조트 인수에 600억~800억원에 달하는 개인 사재를 동원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개인자금 투입이 성우리조트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승부수로 삼았던 '종합레저업 진출'을 노린 과감한 결단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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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대금 절반, 박 회장이 사재 출연

박 회장은 성우리조트 인수금 절반을 개인 사재를 털어 지원할 계획이다. 나머지 절반은 신안그룹의 주력인 휴스틸과 관악에서 마련한다. 계열사인 관악과 휴스틸에서 인수자금의 20%, 30%씩을 조달한다. 외부조달은 '0'이다. 박 회장이 사재를 출연한 것은 계열사 자금력만으로는 성우리조트 인수대금을 마련하기가 빠듯해서다.

신안은 성우리조트를 자산양수도 계약(BTA) 형태로 인수한다. M&A업계는 인수대금을 1400억~16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을 웃도는 규모다.

신안그룹은 1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력은 철강 파이프 생산업체인 휴스틸, 신안저축은행, 신안관광, 신안레저, 신안종합건설 등이다. 2010년말 기준 금융계열사를 뺀 신안그룹의 현금성자산은 1072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57억원이다.

박 회장이 지원한 인수대금은 신안저축은행과 신안캐피탈을 거쳐 성우리조트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 계열사로 들어간다. 향후 인수대금은 계열사 자금으로 상환한다. 자금투입 흐름과 반대로 중간기착지인 신안저축은행과 신안캐피탈을 거친 뒤에 박 회장 금고로 돌아온다.

박 회장은 막대한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1960년대부터 건설업을 시작해 경기도 일대 신도시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큰돈을 벌었다. 이렇게 번 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큰 차익을 올렸다. 1991년 종합토지세 납부실적으로 전국4위를 기록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정확한 자산규모 등은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다.

◇ 신안그룹, 종합레저사업으로 발돋움?

신안그룹은 성우리조트 인수로 레저사업의 부족한 2%를 메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안은 골프장으로 리베라CC 36홀, 그린힐 18홀, 신안CC 27홀, 제주 신안에버리스 18홀 등 총 99개 홀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리조트나 콘도가 없어 반쪽자리 레저업체라는 평판을 받았다. 레저사업의 수익성도 정체 상태다. 신안그룹 레저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6억원으로 2009년대비 반토막이 났다.

신안으로선 레저사업 돌파구 마련이 시급했다. 신안그룹 관계자는 "종합레저업으로 진출을 꾀했고 경기도 가평 부지를 인수해 리조트 사업에 진출하려고 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신안은 성우리조트 인수로 레저사업의 구색을 맞추고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기존 골프장에 성우리조트 이용 혜택을 부가하면, 회원모집에 유리한다는 판단이다. 계절 변화에 상관없이 연중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도 있다. 신안의 레저사업 매출은 골프장 예약이 몰리는 봄·여름·가을에 높다. 이 때문에 스키장을 갖춘 성우리조트 인수로 매출의 계절적 편중성도 완화할 수 있다.

성우리조트의 매출액 기준 지난해 레저시장 점유율은 9.9%다. 대명, 용평, 보광, 한솔리조트에 이어 5번째다. 강원도 횡성에 자리 잡은 스키장과 콘도미니엄, 유스호스텔, 오스타CC가 주력이다.

성우리조트 인수가 박 회장의 유별난 골프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란 시선도 있다. 이번 인수로 신안은 골프장 135홀을 보유하게 된다. 신안의 골프장은 평탄한 코스가 주조를 이룬다. 반면에 오스타CC는 가파르고 굴곡진 코스가 많은 편이라 박회장이 관심을 가졌다고 전해진다. 수백억원대의 사재를 털만큼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도 그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신안의 성우리조트 인수합병 본계약은 6월말에서 7월 중순에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성우리조트의 2010년말 기준 자산은 4410억원, 부채 2400억원이다. 매출은 460억.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3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