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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NPL시장, 유암코·증권사가 주고객 물량의 48% 매입...저축은행 투자공백 증권사가 메워

김익환 기자공개 2011-06-30 15:51:42

이 기사는 2011년 06월 30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반기 부실채권(NPL) 입찰규모는 2조원을 웃돌았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의 물량이 절반이다. 가장 많은 부실채권을 짊어진 우리은행은 상반기 입찰 시장에 등장하지 않았다.

연합자산관리와 우리F&I는 이번에도 NPL시장의 큰손이었다. 다만 시장의 큰 손이었던 저축은행의 참여는 미미했다. 반면에 메리츠종금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들의 NPL 투자가 눈에 띈다.

◇ 기업·국민銀이 매각 절반…우리은행은 ‘0’

더벨이 집계한 상반기 부실채권 입찰 매각규모는 2조4225억원(원금기준)이다. 일반담보부채권, 무담보채권, PF채권, 특별회생채권을 모두 포함한 규모다. 지난해 상반기 매각규모(1조8322억원) 대비 32%나 상승했다.

유경재 삼정KPMG 상무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채권 매각과 수의계약 매각까지 합치면 올해 상반기 6조3000억원가량의 부실채권이 매각됐다"며 "올해 매각물량은 10조원대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img4.gif은행 여섯곳, 특수목적회사 세곳에서 NPL을 매각했다. 매각규모는 기업은행이 가장 컸다. 기업은행의 특수목적회사(SPC)에서 매각한 잔존 부실채권까지 합쳐 6439억원을 상반기에 매각했다. 국민은행(SPC포함)이 4897억원, 농협이 3578억원을 매각했다.

상반기 매각물량이 전년대비 늘어난 것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이 영향을 미쳤다. 우선 특수목적회사(SPC)의 잔존 부실채권 물량이 시장에 풀린 것이다.

상반기 SPC 잔존채권 매각규모는 4432억원이다. 지난해는 잔존채권 물량이 거의 없었다. IFRS 도입이전에는 SPC가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았다. 그 까닭에 은행은 SPC에 부실채권을 매각해, 재무제표에서 부실채권을 제거하고 대출채권 회수이익도 거뒀다. IFRS가 도입되면 SPC도 은행의 연결 재무제표에 포함된다. 잔존채권을 매각할 유인이 커지는 것이다.

부실채권 규모가 큰 우리은행·산업은행은 상반기 입찰시장에서 자취를 감쳤다. PF채권과 기업회생채권은 회계법인이 실사하기 어렵고 투자회사들이 채권을 관리·회수하기도 쉽지 않다.

박희석 딜로이트안진 상무는 “우리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채권, 기업회생채권의 비중이 높다”며 “이런 채권들은 입찰시장에서 매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물량 세개중 하나 유암코가 매입…증권사 투자 왕성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우리F&I는 시장물량의 61%를 장악했다. 유암코는 입찰 때마다 참여하면서 8541억원의 물량을 인수했다. 시장 물량 3분의1을 가져간 것이다.

6개 시중은행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민간배드뱅크 유암코는 지난해 수의계약까지 합쳐 3조6000억원대의 물량을 인수했다. 올해도 입찰매각 시장에서 2조원대의 물량을 인수할 방침이다. 초반 매입규모가 적었던 우리F&I는 5월 들어서 뒷심을 발휘했다. 5월말 기업은행이 매각한 부실채권 2936억원, 지난 6월초 국민은행의 부실채권(1359억원)을 인수했다. 전체 시장물량의 26%를 소화했다.

img3.gif부실채권 투자의 한축을 담당했던 저축은행은 실적이 저조했다. 지난해 경기저축은행, 신라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비롯한 저축은행이 물량의 13%를 매입했다. 하지만 올해는 모아저축은행이 지난 5월 신한은행 부실채권 524억원을 매입한 게 유일했다.

김선민 예교회계법인 팀장은"올해초부터 불거진 부실문제로 저축은행 수신이 많이 빠졌고 덩달아 투자자금도 부족했다"며 "사들인 부실채권도 팔고 있는 상황이라 투자 의욕도 꺾였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투자공백을 증권사가 메웠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의 실적이 눈에 띈다. 메리츠종금은 유암코와 우리F&I 다음으로 부실채권을 많이 매입한 투자자다.

△하나은행 일반담보부채권 1343억 △신한은행 특별회생채권 785억원 △외환은행 PF채권 319억원을 매입했다. 은행과 채권별로 다양하게 투자했다. 올초에 NPL팀을 꾸려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 NPL 투자실탄으로 2000억원가량 배정했다. 교보증권도 신한은행이 매각한 1094억원의 일반담보부채권을 인수했다.

지난해 캠코·국민연금과 합작회사형태로 부실채권에 투자했던 파인트리도 2년만에 매각시장에 등장했다. 지난 5월 농협이 매각한 PF채권 945억원을 사들인 것이다. 파인트리는 영국계 자금을 수혈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됐던 외국 투자자들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GE캐피탈이 외국계로는 유일하게 농협의 입찰물량을 매입했다. 일본의 신세이뱅크와 오릭스도 입찰에 참여했지만 최종입찰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유경재 상무는 "매입 시도만 하고 실제로 들어온 곳이 많지 않다"며 "유암코와 우리F&I와 경쟁하기 벅차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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