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스팩, 썬텔 밸류에이션 하향조정 실패 썬텔측 반대로 무산...임시주총서 합병 부결 가능성 높아져
이 기사는 2011년 08월 09일 1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신증권그로쓰스팩(이하 대신스팩)이 합병대상기업인 썬텔의 기업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논란 속에 상장 승인을 위해 밸류에이션 하향조정을 시도했으나, 썬텔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대신스팩과 썬텔의 합병 승인 안건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신스팩과 썬텔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썬텔의 기업가치(EV)를 기존 630억원에서 421억원으로 약 33.2% 하향 조정하는 안을 결의할 예정이었다.
지난 6월 임시주총을 앞두고 KTB자산운용과 블리스자산운용, 동부자산운용 등 주요 주주들이 썬텔의 기업가치가 고평가 됐다고 주장하며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히자 기업가치 평가 재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따라 대신스팩과 썬텔의 1주당 합병가액은 기존 1만4332원에서 9574원으로, 1주당 합병비율은 1대 2.083에서 1대 1.391로 재조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오르는 등 회사의 수익성이 높은 상황에서 밸류에이션을 임의적으로 내릴 수 없다는 썬텔 측의 반대로 이사회 결의는 무산됐다. 썬텔의 상반기 약 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에이션은 수익가치를 낮게 잡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업가치는 상대가치와 본질가치(자산가치 및 수익가치)가 각각 50%씩 반영돼 산정되는데, 유사기업과의 비교를 통한 상대가치와 1주당 순자산가액을 평가하는 자산가치는 수치가 고정돼 있어 조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썬텔은 이사회에서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익가치를 임의적으로 낮춰잡을 수는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가치는 합병되는 해로부터 2개년 연속 추정재무제표를 기초로 하는 평균주당추정이익을 자본환원율로 나누어 산정한다.
임홍재 대신증권 IB본부장은 "썬텔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니즈가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회사 수익성이 좋은 상황에서 합병을 위해 밸류에이션을 낮게 조정하는 것을 용인해 달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썬텔의 밸류에이션 재조정이 실패함에 따라 주총에서 합병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대신스팩 주주로 있는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 6월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이 고평가 논란을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변화가 없다면 대부분 주주들이 기권이나 합병 반대에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거래소로부터 합병심사 승인을 받은 대신스팩은 6개월 이내에 주총 등 관련 일정을 마무리 짓고 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해야 한다.
10월까지 상장 일정이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총 연기는 일정 상 불가능하다.
스팩은 관련 규정상 설립 이후 3년 이내에 합병에 성공하지 못하면 청산 절차를 밟는다. 지난해 설립된 대신스팩은 청산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주총에서 합병이 부결되면 거래소부터 합병 심사 승인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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