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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맨' 품는 한앤컴퍼니의 실험

민경문 기자공개 2011-08-24 08:51:25

이 기사는 2011년 08월 24일 0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앤컴퍼니(Hahn&Co)는 모간스탠리PE의 국내 론칭을 이끌었던 한상원 씨가 지난해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쌍용(현 GS글로벌)과 옛 전주제지(현 한국노스케스코크) 바이아웃 등 그가 일궈낸 실적은 화려하다. 8000억원의 대규모 펀딩을 성사시키는 데 ‘한상원’이란 브랜드로 충분했다.

한앤컴퍼니가 업계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또 있다. 윤여을 전 소니코리아 사장과 구타라기 겐 소니 게임사업부문(SCE) 전 명예회장 등 소니의 거물급 인사를 영입한 점이다. 뼛속까지 소니맨으로 알려진 이들을 사모투자펀드(PEF)로 합류시킨 속내는 무엇일까.

한 대표는 그 동안의 트랙레코드가 증명하듯 투자가(investor)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스스로도 CEO보다는 회사의 CIO(Chief Investment Officer)가 되기를 더 원했다고 한다. 그로서는 회사의 살림을 책임질 제 3의 인물이 필요했던 셈이다.

한앤컴퍼니 회장으로 영입된 윤 전 사장은 20년 넘게 소니뮤직,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소니코리아 등 국내 진출한 소니 계열사의 CEO를 두루 거친 인물이다. 재무학 전공에다 영국계 증권사인 자딘 플레밍(Jardine Fleming)에서 근무한 이력도 있는 만큼 금융업에도 익숙하다. 한 대표와는 하버드 MBA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한 대표 입장에서 회사의 매니지먼트를 총괄할 만한 인물로 윤 전 사장만한 적임자는 없었다. 이는 구글 창업자인 래리 패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지난 10년간 최고경영책임자에 에릭 슈미트 현 회장을 내세운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한앤컴퍼니는 이를 통해 '소니브랜드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다. 비록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긴 하지만 소니의 기술력과 평판은 여전히 무시하기 어렵다. ‘플레이스테이션’ 신화를 일구며 소니 역사상 최고의 엔지니어 중 하나로 평가받는 구타라기 전 명예회장의 영입은 최상의 선택이었다. 그는 한앤컴퍼니에서 최고경영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이들 소니 출신 인력은 현재 한앤컴퍼니 내에서 차별화된 고문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KKR(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이나 블랙스톤과 같은 글로벌 사모펀드가 별도의 어드바이저리 영역을 갖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사모펀드의 속성상 이들의 인적 네트워크는 딜소싱을 위한 회사의 핵심 자산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소니맨’과 ‘한상원’이라는 브랜드의 결합은 일단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모습이다. 이달 초 한앤컴퍼니는 카메라모듈 제조업체인 코웰이홀딩스의 공개매수를 성사시키며 그 이름을 알렸다. 윤 전 사장과 함께 영입됐던 소니코리아 출신의 IT부품영업 담당 인력이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한앤컴퍼니측은 “소니 인력 스카우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회사 측은 이번에 인수한 코웰이홀딩스의 신규 이사진에 소니 본사 인력을 선임하기도 했다. 소니맨들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한국 회사에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한앤컴퍼니의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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