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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KDBI 등장, 난감해도 난감하다고 말 못하는 두산'협상 테이블에 앉은 채권단?', 공정 협상 가능 여부 '논란'

박기수 기자공개 2020-10-19 14:58:48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5일 13: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조조정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두산그룹이 난감한 상황을 맞이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과정에서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의 100%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현대중공업지주와 컨소시엄을 맺고 입찰자로 참여한 것이다. 이미 형성돼있는 갑-을 관계 속에서 공정한 거래 과정이 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더벨 취재에 따르면 두산 내부에서는 KDBI의 참여에 난감함을 표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는 이런 두산의 반응을 두고 지극히 상식적인 반응이라고 평가한다. 재계 관계자는 "많이 받고 싶어하는 판매자와 싸게 사고 싶어하는 원매자간의 협상 과정은 상당히 민감하고 종종 감정이 상할 수도 있다"라면서 "두산 입장에서는 '갑'인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대상 매물을 사겠다고 들어왔으니 정상적인 협상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산은은 산은과 KDBI는 전혀 관련이 없는 주체이며, KDBI의 예비 입찰 참여에 산은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과 관련해 KDB와 KDBI간 사전에 논의된 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산은의 입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재계 관계자는 "KDBI는 설립 당시부터 독립성 논란이 있었던 곳"이라면서 "산은은 KDBI와 관계없는 곳이라고 주장하지만 모회사와 자회사 간 일말의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실제 법조계 역시 KDBI의 인수전 참여가 법리적 논란은 없지만 KDBI의 의사 결정이 KDB와 무관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M&A 전문 변호사는 "KDB는 KDBI의 유한책임사원으로서 사원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통해 인수 참여여부에 영향을 미칠 뿐이고, KDBI의 인수전 참여는 사원총회결의와 유한책임사원들의 이해를 고려해야 할 업무집행사원의 충실의무에 따라 결정된다"라면서 "(KDBI의 인수전 참여가)자본시장법 관련해 위반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경우는 이후에 발생한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예비 입찰에는 KDBI-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참여한 상태다. 두산 입장에서는 당연히 높은 가격 등 가장 매력적인 요소를 제시하는 곳에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업계가 우려하는 지점은 채권단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있는 이 상황 속에서 두산이 합리적인 판단을 제대로 내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수의계약 형태가 아닌 공개 경쟁 입찰 방식이기 때문에, 합리적 기준으로 볼 때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KDBI-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경우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KDBI의 행보에 일전 산은의 행보가 재조명받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을 위해 산은은 수의 계약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매입하라고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에 제의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를 받아들였고 인수를 위해 우호적인 여러 조건을 합의했다. '조선업 살리기'와 공적 자금 회수라는 명분을 내세웠던 당시와 비교했을 때 이번에도 '중후장대 건설기계업 살리기'라는 명분을 내세울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업계 공감대다.

이미 KDBI 컨소시엄에 경쟁자로 들어온 FI들은 경쟁 의욕을 잃었다는 후문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KDBI가 들어온 순간 FI들은 스스로가 들러리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수십억원에 달하는 실사 및 자문료를 내면서까지 참여할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당사자인 두산그룹은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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