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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천호엔케어 '리스크' 다 안고 가나 대주주 외 기타주주 존재 부담, '가짜 백수오·홍삼' 브랜드 평판 회복도 과제

김경태 기자공개 2022-09-08 08:12:4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PE)가 추진하는 천호엔케어 매각에 그간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던 농심이 전격 등판했다. 천호엔케어는 전신이 오너 리스크로 몸살을 앓았던 천호식품이다. 평판 리스크가 상당한 만큼 인수 후 브랜드 리빌딩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과거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서 등장한 기타주주의 존재가 향후 경영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카무르PE는 올 초 김영식 전 천호식품 회장의 장남인 김지안 전 사장이 보유하던 천호엔케어 지분 전량 177만984주(20.7%)를 매입했다. 매각주관사 EY한영이 올 5월 배포한 티저레터(투자안내문)에 카무르PE 보유 지분은 작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것보다 증가했다. 이는 김 전 사장이 가졌던 지분 전부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카무르PE는 2015년 천호엔케어에 처음으로 투자한 뒤 2018년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 후 김 전 사장은 감사보고서상 주주 현황에서 사라졌고 오너 리스크가 완전히 절연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기타주주에 포함돼 여전히 천호엔케어와 연결고리가 남아 있었던 셈이다. 또 작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은 천호엔케어와 업무상 배임 등에 관해 소송전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김 전 사장과의 지분 관계는 최종적으로 해소됐지만 기타 주주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은 새 주인에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티저레터에 따르면 천호엔케어의 기타주주는 보통주 131만981주(16.8%)를 보유하고 있다.

M&A업계에 따르면 천호엔케어 기타주주는 대부분 소액 주주다. 천호엔케어는 천호식품이던 시기 IPO를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IPO에서 수익을 기대한 개인 주주들이 장외에서 주식을 매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개인당 1000~2000주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사안에 밝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기타 주주 중 오너와 관련된 인물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최초에 지분이 거래될 때 오너 측에서 넘겼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의 존재는 새로운 인수자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새 주인이 천호엔케어를 인수한 뒤 지분 100%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소액주주와 협의를 거쳐 매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카무르PE로부터 인수한 1주당 거래가를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단일 최대주주가 아닌 만큼 인수 후 배당 효과도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 또 합병이나 IPO 추진시에도 소액 주주들의 반발이나 의견 개진이 잇달아 발생할 수 있어 노련한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카무르PE는 천호엔케어 예비입찰 후 예비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를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이 전격적으로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농심은 그간 M&A시장에 두문불출하던 곳으로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투자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나 요구 등에 직면하면 주주 관리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쏟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 이슈와 별개로 브랜드 리빌딩 작업에도 상당한 에너지가 소요될 것이란 분석이다. 천호엔케어는 2016년 창업주의 촛불시위 비하 논란과 가짜 백수오 사태, 2017년 가짜 홍삼 파동 등을 겪었다. 대주주가 바뀌고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농심은 현재 3세 경영 체제를 새롭게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너십 재편 연착륙이 필요한 시점에 리스크가 상존하는 M&A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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