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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금투협 회장 선거]최장수 CEO 김해준, '덕장 리더십'으로 소통한다⑫정통 IB맨 "중소형 증권사 고충 이해"…"인재 중시·경청하는 자세로 금투협 이끌 것"

이지혜 기자공개 2022-11-14 13:26:37

[편집자주]

제6 대 한국금융투자협회 협회장 선거의 막이 올랐다. 공모 일정을 본격화하기 전부터 경쟁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금투협 회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 주요 플레이어의 입장을 대변해 정부당국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어깨가 무겁지만 그만큼 명예와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자리다. 금리 인상, 증시 위축 등으로 자본시장이 흔들리는 지금, 위기를 돌파할 리더는 누구일까. 더벨이 협회장 후보 출사표를 던진 인물의 면면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1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장수 CEO'. 교보증권 김해준 전 대표이사 사장을 거론할 때 빠뜨릴 수 없는 키워드다. 2008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13년 동안 교보증권을 이끌어왔다. 역대 교보증권 사장 임기가 2년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유례없는 기록이다.

"얘기를 많이 듣는다. 인재를 대접한다." 장수CEO의 비결을 묻자 김 후보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고객의 말을 경청하다보니 거래처가 쌓이고 인재를 대접하니 인재가 몰리더라는, 담백하지만 정답에 가까운 원칙이다. 그래서인지 김 후보자는 증권업계에서 손꼽히는 덕장(德將)으로 회자된다.

제 6대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에 오르더라도 많이 듣고 인재를 대접하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김 후보자는 말했다. 협회에 앉아 회원사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찾아가 애로사항을 듣고, 인재를 귀하게 써서 인재가 더 몰리는 협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새로운 것을 억지로 만들어 혼란을 일으키기보다 있는 것을 제대로 써서 소통하는 금투협을 만들겠다고 했다.


◇최장수 CEO, 교보증권 IB 도약 '1등 공신'

2008년 6월 30일. 김 후보자가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교보증권은 "25년 동안 IB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던 정통 증권맨"이라며 "중소기업 IB에 강점이 있는 교보증권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선임 사유를 밝혔다.

교보증권의 판단은 옳았다. 김 후보자가 막 취임했던 2008년 12월 자기자본은 4149억원이었지만 2020년 말 1조2647억원으로 불어났다. 불과 13년 만에 중소형사에서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중견 증권사로 거듭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 자기자본 1조원의 상징성은 크다. 신용등급이 A급에서 AA급으로 올라 우량기업으로 여겨지는 데다 수임할 수 있는 빅딜도 늘어난다. 특히 IB사업을 강화하는 증권사일수록 자기자본 확대는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IB 딜 수임에 있어서 자기자본은 실탄이자 재무적 버퍼가 되어주는 까닭이다.

교보증권이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었던 데는 김 후보자의 IB로서 노하우가 주효했다. 김 후보자는 1957년 전라남도 장흥에서 태어나 장흥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경제학고를 나와 1983년 증권 사관학교로 불리는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그때부터 IB는 운명이 됐다. 1987년, 1998년 등 한두해를 제외하면 김 후보자는 대부분 IB로 일했다. 좋은 집안 배경도, 좋은 학맥도 없었던 그였지만 대우증권에서 김 후보자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최우수 IB로 통했다.

비결은 하나였다. 끈질기게 많이 듣는 것. 그는 “상대방의 얘기를 많이 듣고 그걸 해결해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말이 많지 않은 성격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내가 말을 많이 하면 오히려 듣지 못해서 상대방이 필요로하는 걸 주지 못한다”고 김 후보자는 말했다. 말이 적으니 갈등이 적고, 갈등이 적으니 시간이 갈수록 고객이 쌓였다.

그렇게 쌓인 고객과 인연은 1998년 지점장이 됐을 때에도 힘이 됐다. 김 후보자가 적자 늪에 빠져 있던 지점으로 발령이 되자 고객사들이 앞다퉈 해당 지점과 거래를 텄다. 덕분에 김 후보자는 해당 지점을 1년 만에 수십억원의 흑자로 되돌려 놓고 2005년 대우증권 IB사업본부 본부장에 오른 뒤 교보증권에 스카우트 됐다.


◇‘덕장’ 리더십…인재 중시·소통 강조

김 후보자의 실력은 교보증권이 IB 명가로 거듭나는 데 주춧돌이 되었다. 2005년 5월 대우증권에서 교보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프로젝트금융본부장으로 활약했다. 당시 교보증권은 채권을 중심으로 IB사업을 진행했지만 김 후보자가 등판한 뒤로 부동산PF는 물론 ABS, ABL 등 구조화금융까지 영역을 넓혔다.

3년. 김 후보자가 IB본부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대우증권 출신으로 교보증권과 연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파격 인사라는 평가마저 나왔다. 오직 실력만으로 교보증권의 정점에 올라선 셈이다.

그럼에도 김 후보자는 주위에 적이 많지 않다고 한다. “덕장이다. 직원들을 배려해주며 대화하는 가운데 디테일한 부분까지 파악하고 때에 따라서는 과감한 판단을 내린다. 덕분에 김 후보자가 교보증권 CEO를 맡는 동안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자를 놓고 이렇게 평가했다.

덕장이라는 말은 김 후보자의 리더십을 한 마디로 요약해준다. 예컨대 김 후보자는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하는 이래 단 한 번도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한 적이 없다. 인재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철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해고하는 대신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회사보다 더 잘 하자고 독려했다”며 “인재 한 사람을 키워내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기에 인력 구조조정은 오히려 회사에 손해”라고 말했다.

금투협 제 6대 회장에 오르더라도 김 후보자는 이런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내부 인력을 중용하는 가운데 승진 등으로 활력을 더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금투협이 금융당국, 국회, 자본시장 플레이어와 맺은 네트워크를 흔들지 않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회원사의 고충을 이해하는 회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교보증권 사장으로 일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규제허들을 뛰어넘기 힘들었고 금투협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도 마땅치 않았다”며 “실무진을 중심으로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회원사의 현안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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