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지배구조 허점은 '자회사 주주' 전문경영인 엄태관 대표, 오스템파마 액면가 이하 유증 참여하기도
심아란 기자공개 2023-01-31 07:16:37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08:2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질 때면 자회사 오스템파마도 덩달아 이슈의 중심에 선다. 오스템임플란트는 8년 전 오스템파마 설립 당시부터 출자 등을 통해 회사 자산 일부를 흘려보내고 있다.문제는 오스템임플란트 내부에 자회사 지원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검증하는 감시 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지배구조의 허점은 오스템파마 주주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오스템임플란트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과 가족뿐 아니라 전문경영인 타이틀을 달고 있는 엄태관 대표도 오스템파마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부를 이전 받는 자회사에 최 회장과 그의 특수관계인들 지분이 담긴 점은 오스템임플란트 주주 입장에서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최 회장과 엄 대표가 오스템파마 주식 액면가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매입한 이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가족회사 오스템파마 주식 취득, 부의 이전 vs 책임 경영
행동주의펀드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를 지배구조 개선 타깃으로 삼은 이후 오스템파마에 대한 문제를 환기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주주 최 회장의 가족회사인 오스템파마에 불필요한 지원이 이뤄진 점을 지적했다.
오스템파마의 1대주주는 오스템임플란트로 2021년 말 기준 지분율 50.33%를 나타냈다. 다만 최 회장과 그의 가족 2인이 나머지 지분 48.23%를 소유해 오스템파마는 가족회사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4월 오스템파마는 8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당시에도 오스템임플란트가 42억원을 출자하면서 소유 비율(50.33%)을 유지했다. 최 회장 등 다른 주주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는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오스템파마를 설립한 2015년부터 작년까지 지분 매입에 투입한 현금은 약 145억원이다. 물론 출자하기 전에 이사회 승인 절차를 밟았다. 다만 해당 의안이 통과됐던 시기 최 회장은 오스템임플란트 이사회 의장이기도 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전문경영인 엄 대표도 오스템파마 주주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오스템파마가 관계사 오스템오랄케어를 흡수합병했던 2020년부터 주주 명단에 포함된 상태다.
엄 대표는 2021년에 오스템파마 유상증자에 참여해 0.7%였던 지분율을 1.44%로 높이기도 했다. 당시 유상증자 규모는 3억원, 신주 발행단가는 오스템파마 주식 액면가 500원보다 저렴한 20원에 불과했다.
그해 유상증자에는 최 회장과 오스템임플란트도 참여해 주식 소유 비율을 각각 2.3%, 1.64%포인트씩 높였다. 엄 대표가 1000만원, 최 회장은 1억2000만원, 오스템임플란트는 1억7000만원을 출자했다.

최 회장과 엄 대표는 작년 기준 이미 투자에 대한 평가이익을 보는 구조다. 지난해 4월 오스템파마가 진행한 유상증자의 주당 발행가격은 액면가(500원)로 2021년 최 회장과 엄 대표의 매수가격(20원)보다 비싸졌기 때문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이익이 배분되는 자회사의 지분을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저가에 매입한 상황이다.
오스템파마의 주주인 엄 대표도 오스템임플란트 이사회 멤버다. 그는 최 회장과 마찬가지로 이해관계가 있는 오스템파마 유상증자 참여 의안에 직접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2021년 오스템파마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격은 적자 상태였던 회사 상황을 고려해 회계법인 등에서 공정가치를 평가 받고 결정했다"라며 "적자 계열사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최대주주 측의 책임 경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대여금 163억, 오스템파마 차입금 지급보증도
다만 오스템파마는 2021년 3억원의 유상증자 이후에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가 추가로 자본을 출자해준 이후 재무구조가 일부 개선돼 작년 9월 말 기준 부분자본잠식을 기록 중이다.

오스템파마는 의약품 연구개발과 구강 관리 용품 사업을 영위해 매출을 내지만 적자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에 오스템임플란트는 2019년~2021년 사이 오스템파마에 163억원의 자금을 대여해주기도 했다.
해당 의사결정 역시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오스템파마 주주인 엄 대표가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오스템임플란트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는 자본잠식 상태인 오스템파마로부터 대여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약 82억원을 대손으로 회계처리한 상태다. 여기에 오스템파마가 금융권에서 빌린 차입금 105억원에 대해 지급보증도 제공 중이다.
KCGI는 주주서한을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보유한 오스템파마를 완전자회사로 만들거나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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