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화, A급 회사채 온기 이어갈까 금리 메리트 앞세워 최대 3000억 증액 목표…업황 부진 파고 넘을지 관심
이정완 기자공개 2023-01-27 17:28:27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6일 15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이 1년 만에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옥석가리기가 한창인 A급 회사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투자자 선호도가 높아진 단기물 발행에 지난해보다 개선된 금리 조건을 전면에 내세워 최대 3000억원 조달을 노린다.관건은 기관투자자의 호응이다. 최근 A급 회사채 투자자는 업황과 대기업 지원 가능성 등을 따져 투자를 결정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종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고유가와 수요 둔화가 겹쳐 부진한 기조를 나타내고 있는데 SK인천석유화학이 이 같은 파고를 넘을지 주목된다.
◇단기물 구성에 가산금리 밴드 상단 높이기도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인천석유화학은 24회차 공모채 가격을 확정하기 위해 오는 27일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모집금액은 1500억원으로 만기 구조는 2년물 800억원, 3년물 700억원으로 설정했다.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초과하는 주문이 들어오면 3000억원까지 증액을 검토할 방침이다.
수요예측 업무는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이 총괄한다. 두 증권사 외에 KB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이 인수단에 참여한다. SK인천석유화학은 2014년 이후 매년 공모채 시장을 찾는 단골 이슈어(Issuer)인데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 모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A+, 안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새해 들어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 시장에는 기관투자자 자금이 집중되고 있으나 A급 회사채 시장은 투자자 눈높이에 맞는 기업에 돈이 향하고 있어 조달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우선 금리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 선호도가 높아진 단기물로만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통상 3·5년물 구조로 공모채를 발행해왔다. 이번에 선택한 2년물 발행은 2021년 6월 이후 약 1년 반만이다.
가산금리 밴드 상단도 지난해 발행에 비해 대폭 높였다. 지난해 1월 수요예측을 앞두고 제시한 가산금리 밴드는 개별민평의 '-30~+30bp'였다. 올해는 개별민평의 '-30~+70bp'로 상단을 조정했다.
이미 SK인천석유화학의 개별민평이 A+등급민평보다 높은 상황인데 여기에 금리를 더 얹는 조달 전략을 짠 셈이다. 25일 나이스피앤아이 기준 개별민평은 2년물 4.949%, 3년물 5.164%였다. 같은 날 A+등급민평은 2년물 4.799%, 3년물 4.834%로 개별민평이 15~30bp 가량 높다.
◇석유화학업 약세에도 사업 '안정성' 주목
다만 금리 메리트만으론 A급 회사채 시장의 투심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17일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효성화학은 가산금리 밴드 상단을 개별민평의 +100bp까지 제시했지만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은 업황과 실적 안정성이란 의견이 나왔다.
A급임에도 흥행에 성공한 하나F&I와 신세계푸드는 실적 안정성을 인정 받은 기업이다. 부실채권(NPL)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하나F&I는 경기 저하로 오히려 NPL 시장 규모가 확대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신세계푸드도 신세계 그룹 계열 매출을 바탕으로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이다.
SK인천석유화학의 경우 업황만 놓고 보면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한국신용평가는 연초 높은 원자재 가격과 수요 둔화 등을 이유로 정유 산업전망을 '중립적'이라고 밝혔다. SK인천석유화학도 수요 위축 우려 확대로 인해 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3분기 한 때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계열사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거두고 있어 사업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보유한 SK인천석유화학은 휘발유, 나프타, 경유, 항공유 등을 석유제품과 파라자일렌(PX), 벤젠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해 이를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등 계열사에 판매하고 있다. 계열사 매출이 전체의 7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수요 약세로 인해 정제마진은 지난해 평균 대비 하락하겠으나 제한된 설비 증설 부담과 발전용 디젤, 항공유 등 수요에 힘입어 절대적인 수익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든든한 모회사가 있는 것도 투심 잡기에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A급 회사채 시장에선 모회사 계열 지원 가능성이 클수록 주문이 몰리는 경향이 눈에 띄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AA, 안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계열 지원 가능성 덕에 자체신용도 대비 신용도가 1노치 상향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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