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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구관이 명관? [thebell note]

윤종학 기자공개 2023-02-02 08:20:2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0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치투자 메가트렌드(향후 10년 이상을 이끌어갈 흐름)의 원년이 될 수 있다." 한 외국계운용사 매니저에게 올해 주식시장의 전망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상저하고' 또는 '상고하저' 식의 증시 전망을 기대했지만 사뭇 다른 답변이 돌아왔다. 증시가 오르냐 내리냐와 관계없이 가치투자가 올해를 관통한다고 봤다.

가치투자를 주목하라는 소리가 누군가에게 굉장히 고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를 관통할 만한 명징한 징후가 있다면 다시 한번 가치투자의 기치를 올릴 필요성은 충분하다.

첫째, 지난해 말부터 가치투자 하우스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며 성장주의 거품이 빠지자 가치주 펀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신영자산운용, 베어링자산운용, 한국밸류자산운용 등 가치투자 하우스들의 뮤추얼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신영마라톤중소형주, 베어링고배당플러스, 한국밸류10년투자 등이 대표적이다.

둘째, 올해 증시는 가치투자에 적합한 환경이다. 증시 전망을 두고 오를 것이냐 내릴 것이냐의 방향성에는 이견이 있을 순 있다. 다만 국내 증시의 저평가 여부만 놓고 보면 명확히 저평가 구간에 속한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코스피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9배 수준이면 저평가 상태로 볼 수 있다. 지난해에도 0.9배 아래로 떨어지면 다시금 회복세로 돌아서며 0.9배에서 하방이 막힌 흐름을 보였다.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해 가치투자를 실현하기에는 현재가 적기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셋째, 행동주의의 본격화다. 직접적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가치투자 재도약의 핵심 요건이다. 행동주의는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전략이다. 행동주의가 본격화되면 그동안 저평가된 기업들의 가치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효과가 있다.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한 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올해 국내에서 행동주의 흐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과거 행동주의는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이기적 전략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늘며 주주가치를 높이는 면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얼라인파트너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행동주의 전략을 펼치며 저평가 요인으로 꼽히던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 종료시키기도 했다.

가치투자는 1930년대 벤저민 그레이엄을 시작으로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등이 활용한 전통적 전략이다. 오랜 역사만큼 주식투자의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여겨진다. 다만 지난 10년 동안 IT, 바이오, 전기차 등 성장주가 증시활황을 이끄는 동안 지수대비 낮은 수익률을 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올해는 가치투자가 날개를 펼치려는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어려운 투자환경 속에서 '구관이 명관'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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