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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PF-ABCP 긴급점검]메리츠증권, 유엔사부지 '브릿지론' 우려 덜었다②용산프로젝트제일차, 3000억 차환…1분기 2조원 넘는 신용보강 제공

이정완 기자공개 2023-03-24 13:25:40

[편집자주]

위기를 간신히 넘기긴 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전국 단위로 미분양률이 급증하며 PF대출 상환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브릿지론을 단기로 차환 발행하며 버티던 증권사도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 올 1분기 만기 도래를 앞둔 증권사 보증 PF-ABCP 규모만 20조원에 달한다. 단기자금시장 리스크가 언제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PF-ABCP를 중심으로 한 증권사들의 단기자금 리스크를 더벨이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을 바탕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하방 흐름으로 접어들 때마다 관련 리스크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달에도 회사가 보증한 약 5000억원의 PF-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만기가 도래해 차환 우려가 있었다. 다만 대규모 개발 사업장인 용산 유엔사부지 프로젝트가 한차례 차환 후 2분기 중 본PF 전환을 계획하고 있어 부담을 덜었다. 수도권에서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하는 개발 현장을 중심으로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을 제공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사업비 13조 '더 파크사이드 서울', 본PF 전환 집중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메리츠증권의 PF-ABCP는 4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사업이 서울 용산구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이었다. 메리츠증권이 신용보강한 특수목적법인(SPC) 용산프로젝트제일차가 발행한 3000억원의 유동화증권 만기가 지난 20일 도래했다.

메리츠증권은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과 함께 2021년 말 일레븐건설에 약 1조원의 브릿지론을 실행했다. 시행사는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토지 잔금 납부를 마쳤다. 일레븐건설은 대지면적 4만4935제곱미터 유엔사부지에 '더 파크사이드 서울'이란 이름으로 공동주택 420가구, 오피스텔 726실, 판매시설, 숙박시설 등을 지을 계획이다. 총사업비만 13조8000억원에 달한다.

용산 유엔사부지 개발 조감도(출처=서울시)
지난해 초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할 때만 해도 개발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사업 계획 변경으로 인해 일정이 미뤄졌다. 개발 지연은 메리츠증권 입장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본PF에 돌입하지 못한 브릿지론 사업장의 부실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자칫 사업이 무산되기라도 하면 PF 대출 과정에서 보증을 제공한 증권사의 회수 우려도 커지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을 비롯한 메리츠금융그룹은 브릿지론 만기를 6월까지 연장하면서 개발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이 신용보강하는 용산프로젝트제일차도 6월 말을 만기로 유동화증권을 차환 발행했다.

메리츠증권은 '더 파크사이드 서울' 사업 안정성을 높게 평가해 만기를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개발 부지부터 높은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일레븐건설이 2017년 1조552억원에 매입한 유엔사부지는 지난해 3조원 수준으로 가격을 재평가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레븐건설이 높은 재무건전성을 갖춘 현대건설과 개발을 함께하는 것도 고려했다. 건설사가 규모가 작은 시행사를 대신해 사업 신용도를 높이는 만큼 대형 건설사일수록 사업비 조달이 원활히 이뤄진다.

우량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가는 부동산PF 사업 전략에 맞게 메리츠증권은 '더 파크사이드 서울' 본PF 전환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메리츠금융그룹이 브릿지론을 전액 책임지고 있어 본PF 주관도 유력하다. 6월 말 브릿지론 만기 전 본PF 실행을 목표로 한다.

◇수도권·대형 건설사 프로젝트 중심 PF 신용보강

'더 파크사이드 서울'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리스크 관리 역량을 앞세워 부동산PF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이 올해 1분기 들어 진행한 유동화증권 신용보강 금액은 2조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분양 시장으로 몰리던 자금이 급감했지만 매분기 1조~2조원의 신용보강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22일 현재까지 PF 유동화증권에 신용보강을 제공한 사업장은 대부분 수도권과 대형 건설사 사업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 용산프로젝트제일차 만기 연장 외에 보증 규모가 큰 주요 현장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1월 차환 발행된 유동화증권 1680억원에 대한 신용보증을 부담한 엠스퀘어클라우드는 경기도 오산에서 지식산업센터와 물류센터를 개발하기 위한 PF 수단이다. 2019년 개발에 돌입해 공사 막바지 단계에 도달했다. 신용등급 AA급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사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900억원의 신용보강을 제공한 그레이트왕산제삼차도 수도권에서 진행 중인 주택 개발 사업이다. 디벨로퍼 더다올이 경기도 용인시 왕산지구에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3731세대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분양에서 완판에 성공해 PF 상환 우려가 적다.

메리츠증권은 수도권·대형 건설사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과 함께 선순위 대출을 중심으로 참여해 리스크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PF 대출은 95% 이상이 선순위로 파악된다. 지난 10년 동안 부실화가 발생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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