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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부동산팀을 움직이는 사람들]의견서 작성으로 시작된 리츠 자문 '평생의 업으로'①이준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전기룡 기자공개 2023-03-30 07:25:07

[편집자주]

대형 로펌들은 부동산 PF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새롭게 TFT를 발족했다. 고금리 기조로 대형 건설사마저 휘청이자 전문적인 대응 방안을 찾는 게 필요했다. 기존 조직만으론 새롭게 불거진 리스크의 법률자문을 제공하기 힘들다고 봤다. 이에 맞춰 부동산·금융·구조조정 등 각분야의 핵심 인력을 한데 모았다. 더벨은 주요 로펌 TFT 대표자들을 만나 부동산 법률자문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지평은 '김·광·태·세·율·화·바·지'라 불리는 8대 로펌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에 설립됐다. 덕분에 부동산 전담조직의 설립 시기도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다. 하지만 지평의 부동산 전담조직은 짧은 시간 내 업계 3위에 안착하며 시장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준혁 변호사(연수원 30기·사진)는 지평이 퀀텀 점프를 노리고 영입한 인물이다. 리츠 전문 변호사 가운데 1세대로 통한다. 2000년대 초반 상장리츠가 처음 시장에 등장했을 무렵부터 법률자문을 맡아 지금까지도 꾸준히 프랙티스를 쌓고 있다.

그의 합류로 지평의 부동산 전담조직인 '건설부동산그룹'은 어느새 60여명 규모로 자리매김했다. 이 변호사를 포함해 국내외 법률 전문지로부터 전문성을 인정받아 최우수 변호사(Leading Individuals) 등으로 선정되는 인물도 상당수다. 향후 성장세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리얼티코리아제1호CR리츠 이후 1세대 변호사로 발돋움

지평은 2000년 설립된 로펌이다. 8대 로펌들 가운데 설립 시기가 가장 늦다. 후발주자였던 만큼 벤처전문 로펌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후 자문영역을 점차 넓히는 전략을 취했다. 그때의 영향 때문인지 지평에 부동산 전담조직인 건설부동산그룹이 마련된 건 다소 늦은 2006년 무렵이다.

다른 로펌들이 빠르면 1990년대 후반에 이미 부동산 전담조직을 출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차이가 난다. 하지만 지평은 법무법인 지성과의 합병을 통해 빠르게 외형을 불렸다. 2020년에는 이 변호사가 이끌던 법무법인 넥서스의 부동산금융부문을 영입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 변호사는 "2020년 들어 여의도 생활을 정리하고 지평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며 "부동산금융분야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점차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던 공정거래나 기업공개(IPO),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영역까지 담당하기에 무리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지평으로의 합류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 여겼다"고 전했다.

지평으로서도 전략적인 결정이었다. 당시 지평의 건설부동산그룹은 부동산 매각·인수자문을 수행해왔지만 부동산금융분야와 관련해서는 대형 로펌들 대비 상대적으로 열위한 상태였다. 오히려 넥서스 출신의 전문 변호사를 영업해 부족한 역량을 채울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이 변호사는 리츠분야에서 1세대 전문 변호사로 통한다. 대구 덕원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사법연수원 수료 후 법무법인 아이비씨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는 국내 최초의 리츠인 '교보메리츠퍼스트구조조정(CR)리츠'가 세상에 공개됐던 시기다.

그는 주니어변호사로서 교보메리츠퍼스트CR리츠의 의견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맡았다. 의견서 작성 후에도 리츠 관련 업무가 꾸준히 주어졌다. 2003년 상장한 '리얼티코리아제1호CR리츠'와 관련해 전반적인 과정을 담당했다. 지금도 그의 손을 거쳐간 상장리츠만 여럿이다.

이 변호사는 "초창기에는 시장 플레이어들도 리츠에 대한 전반전인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제도가 미완성된 상태였다"며 "지금은 교보메리츠퍼스트CR이 등장한지 20여년가량 지났다 보니 예전에 비해 정치해진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리츠를 꾸준히 맡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공익성'을 강조했다. 그는 "리츠는 펀드와 달리 인가단계에서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이나 적정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다"며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경제적 이익을 국민들에게 배분해주는 공익성도 갖췄다"고 부연했다.

◇'신당 파인힐 하나유보라', 이해관계자 조율 끝에 성과 발현

이 변호사는 하나자산신탁의 첫 리츠이기도 한 '신당 파인힐 하나유보라'를 가장 기억에 남는 딜로 꼽았다. 하나자산신탁이 2015년 4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획득한 2015년무렵 본격화됐던 사업이다.

사업은 도로교통공단이 본사를 강원도 원주시로 옮기면서 내놓은 종전부동산(서울특별시 중구 왕십리로 407외 10필지)에 임대주택 731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걸 골자로 한다. 당시 부지 매입에만 889억원가량이 투입됐다.

반도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800억원 규모 공사계약을 맺었다. 이후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갔다. 2017년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일정이 지연되면서 2019년에야 준공됐다. 다행히 현재는 임대율이 92%선을 유지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자산신탁의 법률자문을 맡았던 이 변호사는 신당 파인힐 하나유보라에 대해 성공적인 사업이라는데 공감했다. 그러면서 시행사 없이 '하나스테이제1호리츠'가 주축이 되다 보니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조율하는 역할이 수반됐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시행사 없이 추진됐던 사업인지라 주도권과 관련된 문제가 일부 존재했다"며 "가끔 시공사가 단순 시공을 맡았음에도 시행사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까지 담당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다행히 현재는 이해관계자들의 협업 끝에 무사히 사업을 마친 케이스"라고 말했다.

당시의 경험 때문인지 그는 '이해관계자들의 원만한 조율'이 사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당장의 이익만을 쫓지말고 분쟁으로 이어질 수 여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첨언했다.

이 변호사는 "자문이 소송으로 이어졌을 경우 조금은 소모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일지라도 향후 분쟁이 될 수 있는 리스크를 낮출 필요가 있다.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전제로 충분히 고민한다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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