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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화학의 변신]2차전지 분야서 러브콜 쇄도, 이유있는 '돌풍'②황화리튬 연 20톤 생산 가능...세계 최대 공급사로 '자리매김'

이호준 기자공개 2023-04-04 07:37:34

[편집자주]

정밀화학 업체로의 변신을 노리는 이수화학이 '인적분할'이라는 한 수를 둔다.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정밀화학 분야에 아예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이 시황에 따라 들쭉날쭉한 수익성을 보이면서 고민이 커지던 찰나였다. '황 가공기술력'을 접점으로 고체 전해질 원료 생산에 노하우를 가진 이수화학이 가시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지 향후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화학사 이미지가 강했던 이수화학이 요즘 확 달라졌다. 전기차 시장의 개화기 이후 2차전지 기업들이 이수화학 주변으로 몰리면서다. 합성세제의 원료인 연성알킬벤젠(LAB)을 주력으로 생산하던 기업이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황화리튬(Li2S) 생산 업체로 평가되면서 현재 이수화학은 업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화학사로 변모하고 있다.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만 들여다봐도 변화가 보인다. 그간 LG생활건강, 라이온코리아, P&G, 유니레버 등이 회사의 공급처로 알려졌다면 이제는 에코프로비엠, 솔리드파워, 희성촉매 등이 이수화학의 협력사로 더 친숙하다.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어 차세대 배터리가 상용화하는 때가 이수화학의 확장에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2차전지 업체들과 연달아 '맞손'

이수화학의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 흔적이 바로 회사의 고객사다. 이수화학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급처가 고정돼 있었다. 회사가 합성세제의 원료로 쓰이는 LAB와 노말파라핀(NP)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만큼 LG생활건강과 유니레버 등 일상생활에 자주 쓰이는 합성세제 메이커들만 주로 상대해 왔다.

전고체 배터리가 '꿈의 배터리'로 알려지면서 이수화학을 찾는 곳들도 사뭇 달라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제품이다. 고체 전해질 중에서는 황화물계가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된다. 여러 정밀화학 제품을 만들며 황 가공 기술을 연마한 이수화학이 고체 전해질의 핵심 원재료인 Li2S 양산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수화학에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곳은 양극재 제조 '톱티어'인 에코프로비엠이다. 양사는 지난해 4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수화학이 Li2S를 공급하면 에코프로비엠이 전고체 전해질을 자체 개발하는 구조다. 최근 이수화학은 에코프로비엠에 첫 시제품을 공급하기도 했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 선도기업인 미국 솔리드파워도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는 협력사다. 양사는 지난해 6월 장기적인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솔리드파워가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역시 황화물계다. 양사의 공급계약 체결 여부도 당시 MOU 내용에 포함됐었다는 점에서 향후 Li2S 조달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

희성촉매 역시 이수화학의 신규 협력사에 이름을 올렸다. 양사는 지난해 8월 고체전해질 품질과 스펙 확보를 위한 MOU를 맺었다. 희성촉매는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용 촉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산한 곳이다. 최근에는 탄소중립 트렌드에 맞춰 연료전지 시스템 핵심 부품인 전극촉매를 개발하는 등 친환경 소재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협력사들로는 이수화학에서 여러모로 얻어갈 게 많다. 당분간 Li2S 시제품은 계속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회사는 연 20톤(t) 규모의 Li2S를 생산할 수 있는 데모 설비(Demo Plant)를 준공했다. 210억원을 들여 만든 해당 설비는 국내 고체 전해질 개발 수요를 전부 충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수화학 류승호 대표이사(왼쪽)와 솔리드파워 데릭 존슨 COO(오른쪽)
◇경쟁사들 몇몇 보이지만...출발선 '가장 앞서'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시점이 다가올수록 이수화학의 기업가치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이미 시작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고분자계,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계획을 밝혔다. 삼성SDI는 2027년까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로드맵을 공개한 상태다.

이수화학은 삼성SDI 등 잠재 고객들과도 꾸준히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의 데모 설비는 향후 개발 수요 확대를 감안해 증설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최대 한계점이 고가에 형성된 가격이라는 점에서 회사의 황 가공능력과 대규모 설비가 고체 전해질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요즘은 2차전지 밸류체인에 걸쳐 있는 주요 플레이어들도 잠재적 Li2S 생산 기업으로 통한다. 친환경 리튬 추출 기술을 확보한 포스코홀딩스가 대표적이다. 현재 포스코홀딩스는 전고체 배터리용 Li2S와 리튬메탈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화학소재 기업 레이크머티리얼즈나 국내 도료업체 정석케미칼 등도 Li2S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울산 온산공장에서 진행된 이수화학 황화리튬(Li2S) 데모설비 준공식

다행인 건 이수화학이 선두 주자로 치고 나가고 있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 현재 전 세계에서 Li2S을 생산 중인 공급사 가운데 이수화학(20만t)보다 생산능력이 뛰어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수화학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면 가격과 기술 측면에서 큰 강점이 있는 세계 최대 Li2S 공급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회사도 지출 계획을 늘려 이러한 구상에 박차를 가하겠단 입장이다. 일단 협력사를 더 늘리고 잠재 수요를 판단, Li2S 시설 투자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데모 설비에서 창출되는 매출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지, 상용화될 경우 얼마만큼 공급 물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인지가 추후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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