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지온, CB 상환 목전...다급한 유상증자 폰탄치료제 FDA 허가 지연에 CB 부채 전환…부채비율 106%→766% 급상승
임정요 기자공개 2023-04-24 14:40:11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0일 14: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지온 부채 상환에 소방수로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등장했다.메지온은 19일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작년말 기준 3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했지만 다음달 개시되는 전환사채(CB) 콜옵션 기간에 맞춰 추가적인 현금 조달에 나섰다. 연내 개시를 앞둔 유데나필 추가 3상 비용을 위한 운영자금도 염두에 뒀다.
메지온 유상증자에 나선 BRV캐피탈매니지먼트 측 관계자는 "유데나필 FDA 허가시 메지온이 누릴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판단했다"며 "허가 획득까지 4년 정도 걸릴 것으로 봤고 그 동안 메지온의 부채비율을 키우고 싶지 않아 CB가 아닌 유상증자 형태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21년 발행한 200억 CB, 부채 전환…연복리 5%의 압박
메지온은 2년전 타이거자산운용을 상대로 2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당시 해당 CB를 자본으로 회계처리한 점이 특이점이다. 만기일이 30년 후인데다 표면이자가 0%라는 점에서 회계상 자본으로 기록했다.
다만 무늬만 영구CB였다. CB 발행조건 중 2022년 3월말까지 미국 FDA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지 못하면 연복리 5%를 적용한 이자를 지급해야한다는 조건이 걸려있었다.
메지온은 기간내 폰탄치료제 쥴비고(성분명 유데나필)의 FDA 신약승인 획득에 실패했다. 현재 추가 3상에 돌입하려는 상황이다. CB는 자본에서 부채로 전환되어 작년 말 기준 메지온 부채비율은 기존 106%에서 766%로 급상승했다.
타이거자산운용이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 시가 하락을 고려한 행사가의 리픽싱 조건을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환가가 15만6113원인데 메지온 주가는 19일 종가 기준 2만1000원이었다. 전환 메리트가 없다. 이번 유상증자가 주당 가치 1만8070원에 이뤄지는 것도 대조적이다.
메지온은 FDA 승인 여부와 별개로 CB 발행 후 1년 6개월이 되는 2023년 5월 16일까지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해당 시점부터 2년이 경과한 날까지 연복리 5%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2년을 넘기면 가산금리 200bp가 붙고 2년 6개월 후부터는 300bp가 추가로 더해져 수익률 10%를 보장해줘야 한다.
내달 시작되는 콜옵션을 위해 유상증자는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보유한 300억원의 현금성자산으로 CB를 갚고 이후 6월 20일까지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받아 운영자금으로 활용하는 일정이다.
◇메지온 폰탄치료제 '유데나필' 개발 개요
메지온은 2002년 동아제약 자회사(동아팜텍)로 출발했다. 2012년 코스닥에 상장 후 2013년 메지온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박동현 대표가 최대주주다.
박 메지온 대표는 1956년생으로 미국 예일대학 경제학과 학사, 뉴욕대학 회계학 석사, 스탠퍼드대학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미국 뉴욕주 공인회계사, 미국 공인 유가증권거래사, KPMG 법인감사부 매니저, 메릴린치 투자은행그룹 이사, AIA캐피탈 코리아 대표이사, 파 이스트 인베스트먼트 사장을 역임했다.
파 이스트 인베스트먼트는 M&A 자문업체로 동아제약의 자회사 매각을 자문했다. 박 대표가 이후 동아제약 사외이사를 맡게 된 계기다. 박 대표는 사외이사로 활동하던 중 발기부전약인 비아그라와 비슷한 효능을 가진 동아제약의 유데나필을 알게 됐다. 동아제약이 유데나필을 신약으로 개발하려는 의지가 없자 동아팜텍을 차려 물질을 도입해와 직접 경영을 맡았다.
유데나필은 개발을 거치며 발기부전약이 아닌 폰탄 수술 환자용 치료제로 변화했다.
폰탄 수술이란 '단심실증'이라는 심장 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영아에게 실시하는 외과 수술이다. 심실이 하나밖에 없을 경우, 정맥혈·동맥혈이 분리되지 않고 전신을 순환하게 되며 전신의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단심실증 신생아는 폰탄 수술을 받아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10대 초반부터 유산소운동 능력이 악화되어 합병증을 얻을 확률이 높고 이렇게 될 경우 30대 이후 생존율이 낮다고 한다. 유데나필은 이런 폰탄수술 환자들을 위한 유산소운동 능력 개선을 통해 수명을 연장시키겠다는 치료제다.
2019년 12월에 임상 3상을 마쳐 2021년 3월 FDA에 신약허가를 신청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했다. 현재는 임상 3b상(추가 임상)을 추진 중이다.
◇500억 유상증자에 BRV캐피탈매니지먼트 등장, 9.37% 지분 확보
이번 메지온의 500억원 유상증자에는 케인홀딩스(Kayne Holdings)와 글래머박스(Glamour Box)가 참여했다. 둘 다 BRV캐피탈매니지먼트의 투자 비히클이다. 메지온 유상증자를 위해 신규 설립한 SPC다.
BRV캐피탈매니지먼트는 유데나필의 미래가치에 대한 굳은 확신을 가지고 있다. 상환을 받을 수 있는 CB 대신 유상증자를 선택한 이유다.
BRV캐피탈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이번 투자결정에는) 메지온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신뢰가 기반이 됐다"며 "다만 유데나필 허가 획득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그 동안 수익모델이 없는 회사가 안전하게 사업을 이어가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BRV캐피탈매니지먼트는 메지온 신주에 주당 1만8070원 가치로 총 500억원을 투자한다. 유상증자 대금은 6월 20일 납입한다. 신주는 7월 25일 상장된다.
한편 신주 발행 이후 박 메지온 대표 지분율은 7.73%→7%로 조정되고 그와 특수관계인 CCE인베스트먼트의 지분율도 10.89%→9.87%로 조정된다. BRV캐피탈매니지먼트는 9.37% 지분을 확보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안랩클라우드메이트, 수익성 제고 키워드 '중동'
-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잇는 신임 CEO '김경아 사장'
- [i-point]경남제약, '레모나 유기농 레몬생강즙' 출시
- [i-point]네온테크, 제너시스BBQ와 점포 자동화 업무협약 체결
- [바퀴달린 스마트폰 시대]텔레칩스, LX세미콘·어보브반도체 시너지 언제쯤
- [i-point]브이티, '2024 대한민국 베스트 화장품' 대상 수상
- '사업 철수' 롯데헬스케어, 테라젠헬스 지분도 매각 수순
- 희귀질환 중심 GC녹십자의 혁신신약 개발 전략, '항암' 확장
- 유빅스테라퓨틱스, 이병주 전 테고사이언스 CFO 영입
- [클리니컬 리포트]항암제 진화 꿈꾸는 제이인츠바이오 'JIN-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