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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스타트업과 손잡는 이유는 오픈이노베이션 통해 신사업 확장...핵심 키워드는 '탈석화'

정명섭 기자공개 2023-09-13 07:19:1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1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공통 분모는 적극적인 신사업 확대다. 업황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 글로벌 친환경 전환 기조 등이 이들을 벼랑으로 몰았다.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롯데케미칼도 예외는 아니다. 2조700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동박업체 일진머티리얼즈(현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해 이차전지 소재 보폭을 확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롯데케미칼이 대형 M&A와 설비 신·증설에 이어 꺼내든 카드는 유망 스타트업과의 연합전선 구축이다. 미래형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생산, 재생 플라스틱 등 신사업 분야에서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외부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이달 오픈이노베이션 스타트업 10여곳 확정...'탈석화'에 방점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스타트업과 오픈이노베이션에 나선다. 현재 참여 스타트업을 모집 중으로, 최종 10개 내외 업체들로 추리는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연구개발특구 내 혁신 기술기업 등이 대상이다.

분야는 △리튬황·전고체 배터리 소재 및 양산 기술 △암모니아 합성·분해·활용 기술 △그린수소 생산 기술 △폐플라스틱 자원화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스페셜티 플라스틱 △바이오 유분 등이다. 모두 탄소중립 실현과 관련이 있다.



이달 말 최종 선정될 협력 스타트업들은 롯데케미칼과 사업 실증에 나설 기회가 주어진다. 롯데그룹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롯데벤처스로부터 투자도 받을 수 있다. 다음 달 중에는 각 사가 기술개발 현황과 사업 계획 등을 발표하는 IR 행사도 개최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이 기업으로 오픈이노베이션 대상을 확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화학연구원 등 대학과 연구기관과 주로 협력해왔다. 여기에는 김교현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김 부회장은 신사업 발굴과 혁신기술 개발에 성공하려면 여러 이해관계자와 손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대기업의 경우 조직 규모의 따른 복잡성으로 신규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기 쉽지 않은 데다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에 지난 몇 년 사이 외부 기업이나 대학 연구기관의 기술과 지식,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굵직한 M&A 대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득이 될 부분이 많다. 아이디어 단계에 있는 기술을 실증해 볼 수 있고 부족한 자금을 수혈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의 가장 큰 장점은 대기업의 사업역량과 자금력에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이 결합돼 관련 분야의 생태계가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꿈의 배터리' 소재 개발에 수소생산 기술 확보까지...신사업 속도 빨라질 듯

이번 오픈이노베이션 모집 분야는 롯데케미칼이 지향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키워드는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플라스틱 재활용 등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회사에서 가장 기대하는 분야는 이차전지 소재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실적 부진 속에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 완료한 이후 2030년 이차전지 소재 목표 매출을 기존 5조원에서 7조원으로 상향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주요 부품인 동박 수요가 급격히 커질 것이란 계산이 깔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프리미엄 동박 시장에서 2025년까지 누적 수주 20조원, 시장점유율 30% 달성을 단기 목표로 설정했다.

동박 외에도 전기차용 전해액 유기용매와 분리막용 소재 등으로 영토 확장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유기용매의 경우 대산공장 생산설비 신·증설 투자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총 3500억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로 내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 이차전지 소재 목표 매출 7조원 중 3조원을 유기용매와 분리막 소재로 메운다는 계획이다.

오픈이노베이션 스타트업과 발굴할 사업 기회는 전고체·리튬황 전지 같은 '꿈의 배터리'다. 작년 4월에도 미국 이차전지 스타트업 '소일렉트'와 손잡고 리튬메탈 음극재와 고체 전해질 개발·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2025년까지 미국에 리튬메탈 음극재 생산시설 구축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흑연 기반의 음극재보다 성능과 안정성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소 사업의 경우 현재 수소에너지사업단을 중심으로 암모니아 확보와 인프라 구축을 통한 밸류체인 구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수소 생산→운송·유통→활용'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 중 롯데케미칼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수소 스타트업과 협력을 통해 생산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 경제의 경우 수소 확보와 공급을 위한 수소 생산 분야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오픈이노베이션에서 협력 CCUS, 그린수소 등의 부문에서 스타트업을 모집하는 건 수소의 생산과 관련이 있다.

폐플라스틱 자원화 부문은 롯데케미칼의 또 다른 신사업인 재활용 플라스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페트 1위 생산기업이다. 이에 재생 페트 부문에서도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울산 2공장에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페트 전용 해중합 공장을 짓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원료를 다시 페트로 만드는 생산 설비도 2024까지 짓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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