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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니컬 리포트]유바이오로직스, 국내 첫 RSV 임상…의미있는 '후발주자'임상 1상 IND 신청, 백신 자국화…GSK 등 빅파마도 최근 상업화

최은진 기자공개 2023-10-16 12:54:04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바이오로직스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백신의 국내 임상 포문을 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임상단계에 접어들 정도는 아니다.

글로벌로 볼 때 한국의 RSV 백신은 후발주자이지만 의미가 있다. 빅파마들도 올해들어서야 관련 백신을 상업화한 만큼 크게 뒤처지진 않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이 같은 행보가 '백신 자국화'라는 점에 의미가 실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상 1상 국내, 2상부턴 해외서 진행…GSK·화이자 올해 6월 상업화

유바이오로직스는 10일 공시를 통해 RSV 예방백신인 유알에스브이(EuRSV)의 제1상 국내 임상시험계획승인 신청(IND)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만 19세 이상 80세 이하의 건강한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시행한다. 안전성, 내약성 및 면역원성을 평가하는 게 주목적이다.

2019년부터 개발이 시작해 이듬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지난해 공정개발을 진행했다. 올초 비임상을 끝내고 임상 1상에 들어갈 전반적인 준비를 마쳤다. 승인까지 약 몇달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르면 내년 초 환자투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1상은 국내에서 진행하고 2상부터는 해외에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국가는 미정이지만 미국 등 선진시장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IR 자료 발췌

RSV는 일반적으로 가벼운 감기와 같은 증상을 일으키지만 5세미만 유아나 노인층에게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면서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매년 300만명이 RSV에 감염 돼 중증 입원을 하고 그 중 16만명이 사망한다. 1세 미만 유아 사망의 주원인으로 파악되는 위험한 질병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예방백신이 최선의 옵션이다. 이마저도 최근들어서야 상업화 됐다. 올해 5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아렉스비(Arexvy), 6월 화이자의 아브리스보(Abrysvo)가 FDA 승인을 받고 상업화했다. 모두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백신이다. 7월에는 영유아 대상의 아스트라제네카·사노피의 베이포투스(Beyfortus)가 승인됐다. 시장에서는 RSV 예방백신의 세계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100억달러, 우리 돈 13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합작사 유팝에서 개발, 대장균 활용 차별점…SK바사는 2029년 상업화 목표

이를 감안하면 유바이오로직스의 RSV 백신은 후발주자에 해당한다. 그러나 상업화를 이룬 빅파마를 제외하면 임상에 진입하는 첫번째 회사가 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 하다. 백신만 주력해온 오랜 업력 덕에 이룬 성과다. RSV 백신 개발에 뛰어든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엔 2029년 상업화를 목표로 추진 중이지만 임상 진입 시점은 불확실하다.

유바이오로직스의 RSV 백신은 합작사인 유팝라이프사이언스(EUPOP Life sciences)를 통해 개발했다. 관계사인 '팝바이오텍(POP Biotechnologies)'과 합작해 만든 회사다. 유바이오로직스가 지분 62.5%를 보유하고 있다. 팝바이오텍은 유바이오로직스가 지분 23.3%를 확보하고 있다.

RSV 예방백신은 EuIMT의 기술을 통한 면역증장제 'EcML'을 활용했다. EuIMT는 2017년 11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부터 도입해 개발한 건이다. 빠른 항체반응, 높은 중화항체 및 우수한 세포성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하며 유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백신인 '유코백-19'에도 활용됐다.

앞서 상업화 한 빅파마 백신과 다른 건 'MPL 제조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 현존하는 RSV 백신은 모두 MPL을 활성화 하는 기전이다. 바이러스를 잡는 안테나 역할을 하는 'TLR4'를 촉진시켜 T세포, B세포 등을 활성화하는 역할이다.

GSK의 경우엔 MPL을 살모넬라균을 이용한 복잡한 정제과정을 거쳐 만들지만 유바이오로직스는 비교적 단순한 대장균을 활용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대장균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한 세계 최초의 기술이다.

대장균 표면 리포폴리사카라이드(Lipopolysaccharide·LPS)의 합성에 관여된 여러 유전자를 유전공학적으로 조작해 대장균이 MPL을 직접 세포에 축적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출시된 RSV 백신보다 생산수율을 높일 수 있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다.

이 같은 유바이오로직스의 RSV 백신은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다. 전세계적으로 승인받은 제품이 많지 않은데다 이제 막 승인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가 있을 것이란 기대다. 백신의 자국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상업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유바이오로직스 내부적으로는 임상 개시시점부터 상업화까지 대략 4~6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앞서 출시한 GSK와 화이자의 백신과는 면역증강제 차이가 있다"며 "자사의 면역증강제 EcML은 코로나 백신을 통해 이미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었고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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