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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 짜는 아주약품]미래 먹거리 '신약과 CDMO'…단계적 역량 확보 사활③오큐라 협업 기반으로 전문인력 양성 중…공장 신축 등 투자도 검토

정새임 기자공개 2023-11-29 13:06:49

[편집자주]

70년간 로컬 영업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올려온 아주약품이 대대적인 개혁을 선포했다. 신약개발과 CDMO 사업을 새 먹거리로 삼아 조직 개편 준비에 한창이다. 성장과 위기의 기로에 선 중소형 제약사들은 '변하지 않으면 도태한다'는 선택압 속에서도 쉬이 변화를 꾀하지 못했다. 새로운 길을 택한 아주약품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70년 구습을 탈피하고 인적·물적 전면 쇄신을 선언한 아주약품이 제시하는 청사진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은 엄연히 다르다. 사람도 기업도 이같은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다. 아주약품은 미래 먹거리로 신약개발과 위탁개발생산(CDMO) 두 가지를 점찍었다. 아주약품이 지금껏 해보지 않은 일이다.

신약과 CDMO를 하겠다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아주약품이 '어떻게' 이 두 사업을 영위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은 타당하다.

◇신약과 CDMO, 단계적 역량확보 초점

아주약품이 5개 법인 분할을 발표하며 제시한 핵심 과제 4가지를 들여다보면 앞으로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4가지 핵심 과제는 △사업별 성장 기반이 되는 자금조달 및 전문성 확보 △미래지향적 R&D를 위한 기반 구축 △미래 수요대응을 위한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 확보 △영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생산성 높은 영업방식으로의 전환이다.

그 중에서도 아주약품이 퀀텀점프를 위해 점찍은 사업이 신약과 CDMO다. 신약은 개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은 물론 막대한 연구개발자금을 요한다. 개발에 오랜 시간이 들고 실패 확률도 높다. CDMO는 최근 국내 대기업부터 주요 제약사들도 모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졌다. 두 사업 모두 경쟁력을 확보하기 만만치 않은 분야다.


그동안 해 오지 않았던 길을 어떻게 개척해 나갈까. 오너 3세 김태훈 대표의 고민도 이 지점에 있다. 김 대표는 회사가 R&D 역량을 더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전문성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신약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바이오텍 제넨텍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약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다. 제넨텍은 바이오벤처로 시작해 블록버스터 항암제를 여럿 개발하는데 성공한 곳으로 높은 신약 개발 전문성을 인정받아 글로벌 빅파마 로슈그룹에 편입됐다. 합성의약품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신약 기술을 포괄적으로 보고 있다고 알려졌다.

개량신약 등 의약품 개발 경험이 많은 지엘팜텍과 손잡은 것도 R&D 역량을 갖춰나가기 위한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아주약품은 아직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이 없다. 이에 지엘팜텍과 세운 합작법인 오큐라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신약 개발 경험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오큐라바이오사이언스는 지엘팜텍이 개발하던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 물질을 가져와 2상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신약이 10년, 20년을 바라보고 가는 장기 플랜이라면 CDMO는 비교적 짧은 시간 내 수익을 도모해볼 수 있다.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을 감당하려면 안정적인 수익이 따라줘야 한다. 법인을 5개로 나눈 이상 R&D와 제조를 맡는 법인은 현금 창출을 '제조'에서 얻어야 한다. 그 역할을 CDMO가 하게 된다.

아주약품은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도 영위해왔는데 여기서 개발 서비스가 더해진 것이 CDMO다. 의약품 초기 공정과 제형 개발 등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일단 아주약품이 전문성을 지닌 합성의약품 위주로 CDMO를 시작해 어느정도 사업적 역량을 갖춘 후 바이오의약품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빠르게 사업을 안착시키고 수익을 내기 위한 단계적 접근이다.

CDMO 사업을 위한 공장 신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주약품이 갖고 있는 평택 공장은 시설도 오래됐고 풀가동 중이어서 케파를 더 늘리기 힘든 상황이다.

◇각 법인 자생력 확보 위한 플랜 구축 중…"IPO·매각은 수단일 뿐"

아주약품 본체에서 분리되는 △판매전문법인 △의료기기법인 △건기식법인의 사업 향방도 지켜볼 부분이다. 자생력으로 봤을 때 이들 사업부는 아직은 더 많은 성장을 필요로 한다.

판매전문법인은 아주약품 제품뿐 아니라 영업 외주가 필요한 제약사를 위한 영업대행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아주약품 관계자는 "의약품 시장에 종사하는 수 만명의 영업 인력이 있고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영업력을 크게넓힐 수 있다"며 "판매전문법인으로서 아주약품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다른 제약사의 제품을 영업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와 건기식 사업은 현재의 성장 기조에서 새로운 차별화 요소를 장착할 계획이다. 특히 의료기기 사업부의 경우 매년 30% 이상 성장을 해오던 사업부여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주약품 메디칼사업부

이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고 아주약품은 강조했다. 실제로 아주약품은 오랜 기간 튼튼한 수익구조를 갖춰온 만큼 자금 조달에서는 어려움이 없다는 분석이다.

아주약품 측은 "IPO나 매각은 거론한 적이 없는 문제"라며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IPO나 매각을 고려해볼 순 있다. 하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탄탄한 사업기반을 갖추고 있는 만큼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매각도 전제로 두고 있지 않다"고 했다.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선 승계 작업도 거론된다. 이는 김 대표가 경영권을 넘겨받있지만 지분까지 승계를 받았는지는 베일에 쌓여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상장사인 아주약품은 김 대표가 대표이사로 서기 4년 전인 2016년까지만 지분구조가 공개돼 있다. 당시 기준으로 김중길 전 대표(오너 2세)가 28.2% 지분을 갖고 있으며 공동 창업자인 주재순 명예대표가 20.9%를 보유하고 있다. 그 외 특수관계자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당시 기준 현재 이사회에도 참여 중인 인물은 김성구 현 융성기획 대표와 김성곤 감사다.

하지만 아주약품은 우호 지분이 100%인 만큼 지주사가 승계 밑작업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표했다. 김 대표가 경영활동을 하는데 지지를 해준 인물들인 만큼 지분 구조에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주약품은 "김 대표가 대표이사직에 오르는데 가족과 관련 인물들의 지지와 합의가 모두 이뤄진 상태였기 때문에 향후 사업을 진행하는 부분이나 의사결정에서 이견이 있거나 문제가 일어날 여지가 없다"며 "현재 김 대표를 주축으로 이뤄지는 아주약품의 변화에서도 이사회의 동의가 있었던 부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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