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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오너십 진단]김정수 부회장의 결단, 올드보이 퇴진 '친정체제 구축'②글로벌 초석 문용욱 고문·장재성 대표 퇴임, 새 얼굴 등용 전문성 방점

이우찬 기자공개 2023-12-01 07:12:47

[편집자주]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의 2023년은 특별하다. 국내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이 출시 60주년을 맞았고 불닭면에 힘입어 연매출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오너 3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오너십은 과도기를 맞고 있다. 새로운 인물과 사업 등이 부상한다. 오너십을 중심으로 삼양라운드스퀘어의 경영 전반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故) 전중윤 삼양라운드스퀘어 창업주 며느리인 김정수 부회장은 삼양식품의 재도약을 이끈 장본인이다. 삼양식품 변신의 주역 불닭면의 탄생을 이끌었고 지배구조 투명화 등 안팎의 요구를 수용하며 질적 발전에도 공들였다. 정치인 출신 문용욱 전 고문과 IB 출신 장재성 전 대표를 영입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수출 기업의 초석을 다졌다.

성공적인 변화를 이끈 이들의 공로에도 직접 결별을 택한 것도 김 부회장이다. 단호한 그의 리더십을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삼양식품은 올해 연매출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동시에 문 전 고문과 장 전 대표가 사임했고 새로운 인물로 채워지는 모습이다. 오너 3세 전병우 본부장의 새로운 리더십을 보좌할 젊은 인재를 중용하는 인사 기조가 뚜렷하다.

이 같은 인사에는 김 부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을 도왔던 외부 전문가들이 물러나는 동시에 장남 전 본부장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김 부회장과 전 본부장으로 이어지는 친정체제가 구축되는 과도기로 평가된다. 김 부회장과 전 본부장은 그룹 콘트롤타워인 지주회사에서 각각 대표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김정수 부회장
김 부회장은 올해 9월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에 취임했다. 삼양식품에 이어 지주사 경영도 총괄한다. 앞서 전문경영인 출신의 장 전 대표가 사임하며 물러난 자리를 자신이 직접 맡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1970년생의 장 전 대표가 물러난 삼양식품 경영지원본부장 자리는 1978년생의 위메프 출신 장석훈 CFO가 채웠다.

장 전 대표의 사임은 의미하는 바가 작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재무·전략 쪽에서 삼양식품의 변화를 이끈 인물이다. IB 출신으로 창사 첫 회사채 발행을 주도했고 IR 기능을 대폭 강화해 시장 신뢰를 쌓았다. 지주사 대표를 겸직하면서 사업구조 재편을 이끈 공로도 작지 않다.

김 부회장이 투톱 파트너로 택한 인물이 장 전 대표였다. 김 부회장은 횡령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데 따른 취업제한으로 공동대표에서 물러난 뒤 1년 10개월 만인 2021년 12월 대표에 복귀했다. 당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동시에 각자대표로 선임됐던 인물이 장 전 대표였다. 김 부회장이 해외사업을 전담하고 장 전 대표가 재무를 총괄하는 투톱체제였다. 현재 김 부회장과 손을 맞추는 파트너는 생산본부장을 겸직하는 김동찬 각자대표로 바뀌었다.

1966년생으로 참여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 실장을 지냈던 문 전 고문도 삼양식품 성장의 중추였으나 올해 물러났다. 해외 시장 진출 초기 자문역으로 해외 사업부문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오너일가의 경영 공백 시기에는 실질적인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지배구조 투명화, 이사회 개혁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인물도 그였다.

이처럼 경영 전반에 걸친 두드러지는 성과에도 김 부회장은 문 전 고문, 장 전 대표와 함께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고문과 장 전 대표 퇴임으로 삼양식품 이사회는 젊어졌다. 장석훈 CFO와 함께 이사회에 입성한 인물은 1977년생 김명진 마케팅본부장이다. 장석훈 CFO와 김 본부장 모두 40대 젊은 피다.

문 전 고문과 장 전 대표가 있던 이사회와 달리 새로 꾸려진 이사회는 전문성에 더 방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회장이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김 대표는 생산본부장을 겸한다. 마케팅 총괄의 김 본부장과 재무 총괄의 장석훈 CFO까지 이사회가 영역별 세분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핵심 사업 불닭면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생산·마케팅 등의 전문가들이 배치된 형국이다.

지난달 말 단행된 정기임원인사에서도 젊은 인재를 발탁하는 인사 기조가 엿보인다. 김 부회장은 한세혁 구매·SCM본부장(1977년생), 김경미 소스브랜드부문장(1978년생), 김주영 삼양차이나 법인장(1972년생) 등을 상무로 발탁했다. 김 부회장이 장남 전 본부장의 등장과 함께 젊은 경영진을 배치하며 또 한 번 변화를 택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이뤄진 삼양식품 인사에 관해 "매출 1조 클럽을 앞두고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김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 같다"며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영역별로 세분화된 전문가가 필요한 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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