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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바라본 '코리아 밸류업' [thebell note]

조영진 기자공개 2024-02-29 08:14:0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6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JP모건 코리아 컨퍼런스'에는 500여명의 외국인·기관투자자들이 참석해 역대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여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IR 활동을 펼쳤음에도 정작 이들의 관심은 다른 곳에 쏠려 있었다고 한다.

화두는 26일 정부 발표를 앞둔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밑그림이었다. 일본처럼 자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기업 중 PBR(주가순자산비율) 1 미만 기업에 주가부양 계획서 제출을 요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상장폐지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취할지 등 향후 방향성에 관심이 상당했다는 전언이다.

한국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방안이 단순히 주주환원 노력을 촉진하기 위해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밸류업 프로그램 강도에 따라 모처럼 국내 증시에 찾아든 훈풍이 한풀 꺾일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근 1개월간 코스피지수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9%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종목 순매수금액은 무려 8조원을 웃돌았다. 지난 17일 정부와 금융당국이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이끌어낼 것이란 판단 하에 선제적 매수에 나섰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이번 JP모건 컨퍼런스 참석자들이 오는 4월로 예정된 총선 이후의 상황도 염려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프로그램 세부방안을 차치하고라도 이번에 도입하려는 정책이 향후 지속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다. 2014년부터 ROE(자기자본이익률) 향상, PBR 중심의 투자정책, 투자자 소통강화 등을 제시해 온 일본에 비해서도 다소 급진적이라고 판단한 분위기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이 반짝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정부 주도로 최소 수년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첫째주 주말 공매도 전면금지를 깜짝 발표했다. 신뢰가 담보돼야 하는 자본시장에서 플레이어들과의 소통 없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정책을 돌연 꺼내들었다.

이번에 도입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마저 소위 '한철장사'로 끝난다면 국내 증시와 금융제도의 불안정성만 재차 강조하는 꼴이 될 수 있다. 깜짝 공매도 금지는 국내 증시의 신뢰성에 대해 이미 스크래치를 내고 말았다. 26일 발표될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에는 항목별 안건과 운영기간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외국인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단초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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