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호 체제 첫 성적표, 제한적 포트폴리오 '발목' ②채산성 낮은 도급공사 중심, 신한CK모터스 '부분 자본잠식'
전기룡 기자공개 2024-02-28 07:46:28
[편집자주]
신원종합개발처럼 다사다난했던 건설사도 드물다. 최대주주가 수 차례 변경됐는 변곡점을 겪었지만 어느새 매출 규모 3000억원대의 중견 건설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에는 회사의 숙원사업으로 통하는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의 일반분양도 앞두고 있다. 퀀텀 점프가 기대되는 지금 신원종합개발을 이끄는 우진호 회장의 발자취와 주요 경영 사항들을 재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원종합개발은 우진호 회장 체제에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우 회장이 대표이사직에 오르기 직전까지 순손실이 누적돼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지만 이듬해부터 이익잉여금을 쌓을 수 있는 수준으로 실적 개선을 보였다. 덕분에 코스닥시장 내 소속도 벤처기업부로 변경되는 성과를 거뒀다.다만 신탁방식 개발사업 위주로 저변을 넓힌 탓에 우발부채가 함께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전 최대주주였던 원익그룹의 물량도 상당해 온전히 우 회장의 공으로 돌리기에 무리인 부분도 있다.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에서 인수한 신원CK모터스도 시너지 발휘에 실패한 만큼 우 회장의 초기 경영 성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인수 후 부분 자본잠식 해소, 우발부채 규모 96.5% 증가
신원종합개발은 우 회장 체제로 전환되는 동시에 호실적을 달성한다. 2017년 기록한 매출액은 1931억원이다. 전년 대비 66.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억원에서 135억원으로 760.7%, 당기순이익은 3억원에서 141억원으로 520.1% 급증했다. 그 결과 주당순이익 1403원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신원종합개발은 빠른 속도로 실적이 개선된 덕에 재무부담을 덜어내는 데 성공했다. 2009년 이후 결손금이 누적돼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였다. 당시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면서 신원종합개발은 8년 만에 이익잉여금 106억원을 인식해 자본총계를 늘리는 데도 성공했다.
코스닥 소속이 중견기업부에서 벤처기업부로 변경되는 성과도 거뒀다. 벤처기업부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기업 중 최근 3년 중 2년 흑자, 매출액 증가율 2년 연속 평균 20%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우량기업부와 함께 코스닥 시장에서는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만 편입될 수 있다.
다만 면면을 뜯어볼 시 실적 개선을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힘든 면도 존재한다. 매출액 증가분 대부분이 도급공사에 해당하는 공사수입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도급공사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지속된 탓에 역대 최고 매출액인 3098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3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1%다.
도급공사 위주의 포트폴리오는 우발부채를 늘리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채무보증이 수반되는 신탁형 개발사업 비중이 높았던 영향이다. 2017년 당시 채무보증 규모는 4964억원으로 전년(2526억원) 대비 96.5% 늘었다. 신원종합개발 현금성자산이 138억원라는 점에 미루어 무리한 확장이라고 볼 여지가 존재한다.
전 최대주주인 원익그룹의 물량도 상당부분 매출에 기여했던 만큼 온전히 우 회장의 경영성과라고 평가하기도 힘들다. 2017년 발간된 사업보고서의 '전기 매출액 5% 이상 계약현황'에는 원익그룹 계열인 원익큐엔씨와 원익큐엔씨가 발주한 일감들이 포함돼 있다. 대부분이 그해 수주한 일감들이다.
◇신원CK모터스, 경영난에 인수 3년 만에 연결 제외
우 회장은 신원종합개발의 대표이사에 오른 직후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 그의 대표이사 선임이 결정된 임시 주주총회 자리에서는 태양광과 증강현실, 콘텐츠 라이선스업 등으로 진출하기 위한 사업목적이 추가됐다. 이후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광소재 관련 6개의 사업목적을 추가로 마련했다.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직후에는 칸서스자산운용 인수를 검토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을 통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예비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칸서스자산운용은 최종적으로 프런티어마루로 알려진 디벨로퍼 에이치엠지(HMG) 품에 안겼다.
우 회장이 그간 보여온 행보와 맞물린 면이 있다. 우 회장은 아이젠텍의 최대주주였던 시절에도 업종을 넘나들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아이젠텍의 주력 매출원인 판매시점정보시스템(POS)과 무관한 경향커뮤니케이션즈(광고대행업), 에그필름(영화배급업) 등을 계열사로 추가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신원종합개발에서도 아이젠텍 시절과 유사한 성장 전략을 택했다. 북경자동차그룹의 차량을 수입·판매하는 중한자동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 67.2%(40만주)를 확보했다. 이후 중한자동차의 사명을 신원CK모터스로 변경하고 트럭과 미니밴, SUV(Sport utility vehicle) 위주로 판매에 나섰다.
신원CK모터스는 인수 첫 해인 2017년만 하더라도 매출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당시 수입자동차를 포함한 기타수입은 169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체사업에 해당하는 분양수입(159억원)을 상회한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기타수입 규모는 점차 축소돼 한때 32억원까지 줄어드는 데 이르렀다.
계속된 부진에 신원CK모터스도 2018년 이래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2019년에는 자본이 마이너스(-) 31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결국 신원CK모터스는 2020년부로 신원종합개발에서 연결 제외됐다. 신원CK모터스 지분 확보를 위해 7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는 점에 미루어 우 회장의 초기 경영능력을 높게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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