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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분리 이슈 재점검]삼형제 영역 명확한 한화그룹, 분리 가능성은③사업재편 통해 주요 계열사 ㈜한화 아래로, 명료해진 지분구조

김위수 기자공개 2024-03-21 09: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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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경영, 사촌경영과 같은 수식어가 붙은 대기업집단은 잠재적으로 계열분리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재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경영에 참여하는 친족들이 많을수록 분쟁 가능성이 높고, 분쟁을 사전에 확실하게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분리'였다. 효성그룹 오너가 3세들이 계열분리 준비를 시작하며 다른 대기업들의 분리 가능성에 재계의 시선이 다시 한번 모이고 있다. 더벨이 계열분리 가능성이 있는 그룹들의 현황을 다시 짚어보고 향후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대해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은 2020년 이후 재계에서 가장 이름이 많이 오르내린 기업 중 하나다. 태양광·방산 등 계열사의 약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합병(M&A)과 같은 사업적인 측면에서 조명받았는데, 끊임없이 이뤄져 온 구조 재편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모였다.

에이치솔루션의 한화에너지 역합병, ㈜한화와 한화건설의 합병부터 방산 사업 통합, 한화솔루션의 한화갤러리아 흡수합병 및 재분할 등. 일련의 사업재편을 통해 한화그룹은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었다.

◇숨 가쁜 사업재편의 결과, 계열사들 ㈜한화 아래로

㈜한화는 법적으로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그룹에서 지주사의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그룹의 주요 사업을 맡은 계열사들이 ㈜한화의 자회사로 있는 현재의 지배구조가 완성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이를테면 지난 2022년 ㈜한화가 한화건설을 흡수하기 전까지 한화생명의 지분은 두 회사에 흩어져있었다. 한화생명은 한화그룹에서 사실상 금융업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계열사다. 당시 ㈜한화가 18.15%, 한화건설이 25.09%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한화의 한화건설 흡수합병으로 한화생명 지분은 ㈜한화로 모두 모이게 됐다. 현재 ㈜한화의 한화생명 지분율은 43.24%다. ㈜한화가 한화생명 지분을 바탕으로 금융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가 완성된 것이다.

그룹의 유통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갤러리아 역시 ㈜한화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자리가 바뀌었다. 한화솔루션의 100% 자회사였던 한화갤러리아가 2021년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됐다가 2023년 인적분할되며 ㈜한화의 자회사가 된 것이다.

이같은 사업 구조재편 작업으로 한화그룹의 주요 사업들은 ㈜한화 아래로 명료하게 정리됐다. 사업부문별로 ㈜한화 산하에 병렬적으로 배치돼있는 상태다. 김 회장 등 한화그룹의 최대주주 일가가 ㈜한화의 최대주주로 있고 ㈜한화가 주요 사업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한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한화그룹 지배구조도(요약)

◇마지막 열쇠는 한화에너지-㈜한화 합병?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그룹에서 세 아들이 맡을 역할에 대해 일찌감치 구분을 해놨다. 태양광과 석유화학, 방산 등 한화그룹의 주요 사업은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사진 왼쪽)이 이끌었다. 금융 사업은 차남인 김동원 사장(사진 가운데)의 몫으로 여겨졌다. 삼형제 중 막내인 김동선 부사장(사진 오른쪽)은 건설·유통 등을 맡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


한화그룹이 주요 사업 자회사의 지분을 ㈜한화로 모은 상태다. 사업별로 그룹을 분리하기에 한층 용이한 구조가 됐다는 평가다. 계열분리를 실시한 다른 그룹들의 사례처럼 인적분할을 통해 각자 맡을 사업을 분리하는 일이 쉬워졌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룹의 지배구조를 더 간결하게 만들어야 한다. 현재 ㈜한화의 최대주주는 22.65%의 지분을 보유한 김 회장이다. 김 부회장이 4.91%,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이 각각 2.14%의 지분을 쥐고 있다. 또 삼형제가 100%의 지분을 가진 한화에너지도 ㈜한화 지분율이 9.7%다.

후계자들이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를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현재의 구조에서 계열분리가 이뤄진다면 지분정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화와 한화에너지의 합병을 통해 ㈜한화에 대한 삼형제의 직접적인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제기된다.

단 한화그룹이 현재 계열분리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수인 김승연 회장은 한화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이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데서 발생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라는 간판을 벗어나 독립경영을 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형제경영을 이어가되 계열분리를 언제든 검토할 수 있는 카드로 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는 상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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