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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 DGB금융 최대주주로 등극한 속내는 [지배구조 분석]지방금융 배당 수익 위한 '단순 투자', 지분 매집 가능성 낮아

김서영 기자공개 2024-03-21 13:05:53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K저축은행이 DGB금융지주 최대주주로 '깜짝' 등극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축은행이 지방금융지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는 소식에 1금융권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거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은 배당 수익을 기대한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OK저축은행의 해명처럼 DGB금융지주에 대한 지분을 더 매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2017년 한 차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금융업, 특히 1금융으로 진출하긴 어렵다. 제재에선 벗어나되 배당 수익을 올리고 사업적 시너지를 모색한다는 속내로 점쳐진다.

◇DGB금융 최대주주, 국민연금→OK저축…배당수익 차원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서 OK저축은행으로 바뀐 것이다. 국민연금이 주식을 팔고 OK저축은행은 주식을 사들였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지분율 8%에서 7.99%가 됐고, OK저축은행은 7.53%에서 8.49%로 늘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GB금융지주 주식을 사들인 OK저축은행의 속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최대주주로서 DGB금융지주에 대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한다거나 자회사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1금융권 진출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은 배당 수익 등을 기대한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OK저축은행은 JB금융지주 지분 10.5%를 보유하는 등 지방금융지주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해왔다. 또 고금리 상황 지속 등 비우호적인 업황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투자 수익 다변화로도 풀이된다.

저축은행업권에 정통한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이 DGB금융지주 주식을 더 매입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호저축은행법상 저축은행은 동일 회사 주식에 대해 15%만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법상으로도 시중은행 동일 주식 보유 한도인 10%를 초과하면 제재를 받게 된다.

증권·은행 등 금융주는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힌다. DGB금융지주는 2022 사업연도 배당성향이 26.8%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21 사업연도 배당성향(21.2%)과 비교하면 1년 새 5.6%p 상승했다. 주당 현금배당금은 650원으로 현금배당금 총액은 1099억4500만원이었다.

DGB금융지주는 중장기 배당정책으로 보통주자본비율에 따라 배당성향 구간을 설정해두고 있다. 보통주자본비율이 11~12% 사이일 경우 배당성향은 30% 이하다. 보통주자본비율 12~13% 사이는 배당성향이 40% 미만이고, 보통주자본비율 13% 이상은 배당성향 40% 이상으로 정해뒀다.

◇2017년 대주주 적격 심사 탈락 경험, 지분 매집 가능성↓

OK저축은행이 DGB금융지주 지분 매입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있다. 2017년 OK저축은행은 이미 대주주 적격성 심사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스스로 시험대에 다시 올라서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OK금융그룹은 2014년 OK저축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였으나 고배를 마셨다. 2015년 LIG투자증권, 2016년 리딩투자증권 등 인수를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2017년에도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매물에도 관심을 뒀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특히 OK금융그룹은 이베스트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대부업 위주의 사업구조를 지적받으며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OK저축은행 인수를 계기로 대부업 철수에 나서 2018년과 2019년 '원캐싱'과 '미즈사랑'을 철수했다. 또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사업권도 금융감독원에 반납했다.

OK저축은행은 최대주주로서 지분을 늘리지 않아도 여러 이점을 취할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분율 5%가 넘는 주요 주주로서 DGB금융지주의 내밀한 경영 사항을 살펴볼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JB금융지주 경우처럼 사외이사 추천을 통한 간접적인 경영 참여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또 DGB금융과의 사업적 시너지 가능성도 눈여겨볼 점이다. 앞서 2016년 OK금융그룹은 JB금융지주와 손잡고 캄보디아에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 지분 중 40%를 OK금융그룹이, 전북은행과 JB우리캐피탈이 각각 50%와 10%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DGB금융과 함께 해외 활로를 모색하는 등 사업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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